'X자 세리머니' 은메달 마라토너 돕자…크라우드 펀딩 열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에티오피아 반정부 세리머니를 펼쳤다가 망명해야 할 상황인 은메달리스트 페이사 릴레사(에티오피아, 26)를 돕기 위한 크라운드 펀딩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3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gofundme에는 1,249명으로부터 7만 1,555달러(약 8천만원)가 모금됐다. 개설 하룻 만에 목표금액 10만 달러(약 1억1천만원)에 육박했다.

펀딩을 개설한 솔로몬 웅가셰는 페이스북에 "개설 한 시간 만에 목표액 1만 달러를 달성했다. 목표액을 2만5천 달러로 상향했지만 이 역시 몇 시간 만에 넘어섰다"고 했다.

릴레사는 지난 21일 브라질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머리 위로 두 팔을 엇갈려 'X'를 그렸다. 시상대에서도 이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X자 세리머니는 반정부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 에티오피아 정부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담은 행동이었다.

에티오피아 반정부 정서가 강한 오로모 출신인 릴레사는 23일 BBC에 "정부가 우리 부족을 죽이고 있다. 어디를 가든 그들의 항의를 지지한다"며 "친척들이 감옥에 갇혀 있다. 만약 그들이 민주적 권리에 대해 말하면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폭로했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트 워치에 따르면, 정부의 폭력진압으로 최근 몇 달 간 오로모 주민 400명 이상이 숨졌다.

에티오피아 정보장관 게타추 레다는 "릴레사를 체포할 이유가 없다. 그의 정치적 의견을 존중한다"며 "오로모 시위와 관련, 릴레사의 친척은 아무도 감옥에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릴레사는 미국 망명을 원한다.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면 죽거나 감옥에 갇힐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현재 미국 내 에티오피아인들이 조직한 법률팀이 릴레사를 돕기 위해 리우로 향하고 있다. 릴레사는 에티오피아에 아내와 두 아이를 남겨뒀다.

에티오피아 국영 텔레비전 EBC의 채널 3은 릴레사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을 삭제한 채 마라톤 경기를 내보내고 있다.

이와 별개로 메달 박탈 등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헌장 50조에 따르면, 올림픽에서 일체의 정치적 표현 또는 항의를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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