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연경 (배구 국가대표팀 선수)
특히 김연경 선수가 공격을 성공시키고 나서 '으아' 하면서 포효하던 모습! 그렇게 그 순간이 시원할 수가 없는데요. 참 이런저런 마음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우리 여자배구팀. 그중에서도 김연경 선수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 직접 모셔보죠. 김연경 선수 안녕하세요?
◆ 김연경>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목소리 너무 듣고 싶었어요.
◆ 김연경> 네. (웃음)
◇ 김현정> 귀국 후에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 김연경> 가족들하고 밥도 먹었고 못 먹었던 한식도 계속 먹고 있는 중이고요. 최대한 빨리 피곤함을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아직도 좀 목소리에 피곤한 기가 있는데요?
◆ 김연경> 네. 목소리가 쉰 상태에서 계속… 네, 목소리가 계속 이러네요.
◇ 김현정> 아이고, 마음이 아파라. 그래도 집에 오니까 제일 좋은 건 뭐예요?
◆ 김연경> 일단 강아지가 반겨주는거랑요.
◇ 김현정> 강아지 이름이 뭡니까?
◆ 김연경> 잭슨이에요.
◇ 김현정> 잭슨이요? (웃음) 잭슨이가 반가워하고요.
◆ 김연경> 네. 잭슨이가 반가워하고 한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거? (웃음)
◇ 김현정> 그래요. 사실은 첫 경기 한일전이 저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줄 알았는데 너무 잘했잖아요, 그 때.
◆ 김연경> 네, 생각보다 잘했죠? (웃음)
◆ 김연경> 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선수들이 많이 좀 속상해했었어요. 동생, 어린 선수들인데 좀 속상해해서 저도 마음이 좀 안 좋더라고요.
◇ 김현정> 뭐라고 위로해 주셨어요? 언니로서?
◆ 김연경>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였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고. 오히려 더 잘 버티더라고요. 티도 많이 안 내고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들이 있어서... 그냥 그 자리는 누구나 질타를 받아야 될 그런 자리라고 얘기를 하면서, 그냥 뭐 신경 많이 안 쓰고 열심히 해서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도록 하자고 그런 얘기했던 것 같아요.
◆ 김연경> 네, 뭐 제가 통역도 했고요. 통역도 했었고... 그런 것도 좀 힘든 게 있었죠.
◇ 김현정> 그러면 김연경 선수가 뭔가 전략을 짜고 이렇게 연습하고 있다가도 저쪽에서 통역이 필요하면 가서 통역하고 오고 이랬던 거예요?
◆ 김연경> 뭐 비슷하죠. 그런 식으로 선수들하고 얘기도 하고... 그리고 원래는 닥터라든지 의료진도 좀 따라가는 게 맞는데요.
◇ 김현정> 당연하죠.
◆ 김연경> 이번에 올림픽 ID카드가 부족해서 경기 외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다른 나라는 팀 닥터며 요리사며 다 같이 오는데 우리는 먹는 것도 안 맞아가지고 도시락 먹으면서 때웠다면서요?
◆ 김연경> 그래도 대한체육회에서 영양사라든지 이런 분들을 데리고 오셨어요. 그래서 다행히 그래도 도시락이라도 있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도시락 먹을 때 라면이라든지 이런 것까지 같이 끓여가지고 먹고. (웃음)
◇ 김현정> 라면은 누가 좀 끓여줬어요? 아니면 그것도 선수들이 끓인 거예요?
◆ 김연경> 컵라면이죠, 컵라면. 그래서 물 넣어가지고 먹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아이고 우리 선수들, 펄펄 날아야 되는 선수들인데, 그래도 이거라도 감사하면서 '야 이거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하면서 경기를 뛴 건가요?
◆ 김연경> 네, 그랬던 것 같아요.
◇ 김현정> 하다못해 침대 길이도 안 맞았다면서요?
◆ 김연경> 첫날 갔는데 침대가 너무 짧은 거예요. 침대가 되게 짧아가지고 발목이 침대 밖으로 나와서 처음에 되게 좀 불편했었어요. (웃음) 첫날, 둘째 날 까지 불편하게 자다가 결국 건의를 해가지고요. 침대를 늘려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조금 편안하게 있었어요.
◇ 김현정> 이게 돈이 없어서 이렇게 된 겁니까? 아니면 무슨 다른 제약이 있었던 거예요?
◇ 김현정> 우리 양궁, 전 종목 석권한 양궁의 경우는 우리 선수들만을 위한 전용 휴게실을 리우에 따로 마련해줬답니다. 그런 세심한 지원 있었다는 거는 선수들이 알고 계세요?
◆ 김연경> 몰랐어요.
◇ 김현정> 모르셨어요. 지금 얘기 듣고는 어떠세요?
◆ 김연경> (웃음) 아, 금메달 딸 만하네요.
◇ 김현정> 부러우시죠?
◆ 김연경> 네, 부럽네요. 많이 부럽네요.
◇ 김현정> 도시락 먹어가면서 라면에 물 부어가면서 침대에 발목 튀어나와가면서 뛴 선수들이 보기에는... 왜 이렇게 차이가 나야 되나 국민들도 마음이 아픈데요. 그 열악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끝까지 뛰어준 김연경 선수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김연경 선수가 공격을 성공하고 나서 ‘으아’ 하면서 그 포효하는 모습. 저는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그 하고 나면 목 괜찮아요? (웃음) 안 쉬어요?
◆ 김연경> 목 많이 쉬죠. 항상 목이 많이 쉬어 있고 지금은 많이 좋아진 편이에요. 시합이 끝나면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웃음) 지금은 많이 좋아진 편이에요.
◇ 김현정> 그게 일부러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의도를 가지고 기합을 넣는 겁니까? 그냥 자동으로 나오는 겁니까?
◆ 김연경> 자동으로 나오는 것 같아요. 한 포인트, 포인트에 모든 걸 다 걸고 한다고 생각을 하니까, 정말 그 한 득점이 고맙고 그 한 득점으로 분위기를 많이 끌고 오는 데 노력을 많이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요.
◆ 김연경> 네, 항상 제가 살아나야지 모든 팀원들이 살아난다는 걸 느껴서 제가 항상 스타트를 항상 잘 끊으려고 노력을 하고, 첫 스타트를 잘 끊더라도 항상 파이팅을 좀 더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게 보여요. 그냥 TV로 보고 있어도 ‘아, 김연경 선수가 지금 분위기 다운됐는데 저거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일부러 펄쩍펄쩍 뛰고 있구나.’ 이런 게 다 느껴졌는데요. 대들보입니다. 다음 올림픽도 가능하면 뛰고 싶다 그러셨네요?
◆ 김연경> 저요? 네. 가능하면 뛰고 싶은데... 모르겠어요. 아직 4년 뒤 일이라서요. 뭘 확실하게 얘기는 못하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진짜 여태까지 못 이뤘던 진짜 꿈이나 마찬가지인 메달을 따보는 게 꿈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지난 아시안게임 때는 메달 땄는데, 따고 나서 김치찌개 회식 했다면서요?
◆ 김연경> 네. 김치찌개 먹었습니다.
◇ 김현정> 그 사진 보면서 짠하던데요. 이번에는 뭐 먹었어요, 경기 끝나고 나서?
◆ 김연경> 이번에는 아무것도 안 먹었습니다.
◇ 김현정> 아이고, 회식 없었어요?
◆ 김연경> 회식 없었습니다, 이번에 시합 끝나고.
◇ 김현정> 우리가 꿈은 꿀 수 있잖아요, 김연경 선수. 다음 올림픽에서는 지원도 좀 빵빵해지고 우리 선수들 기량도 더 좋아지고, 그래서 메달 떡하니 따고 무슨 회식 할까요?
◆ 김연경> 그냥 뭐 된다면 고깃집이나... 선수들하고 못 다한 이야기들이나, 선수들이랑 같이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자리만 있더라도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이왕이면 우리 한우 등심으로 할까요? (웃음)
◆ 김연경> 좋은데요. (웃음)
◇ 김현정> 터키 가서도 건강 관리 잘하시고 잘 뛰시고요. 우리 4년 뒤에 소고기 등심파티할 수 있는 그날을 같이 기대해 보자고요.
◆ 김연경>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다시 한 번 고생하셨습니다.
◆ 김연경>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김연경 선수 여자 배구팀의 대들보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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