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새 지도부 선출로 더민주 내 권력지형 재편이 예고됨은 물론, 대선국면에서 김 대표의 '킹메이커' 역할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뤄진 회동이어서 주목된다.
손 전 고문은 정계복귀 후 제3지대행이 꾸준히 거론돼 왔고, 김 대표 역시 경제민주화 달성을 위해서는 당을 가리지 않고 역할을 하겠다고 이야기해온 만큼 두 사람의 만남이 야권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대표와 손 전 고문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호텔에서 배석자 없이 2시간여 동안 반주를 함께한 단독 회동을 했다. 이번 회동은 "서울 올 일 있으면 한번 보자"는 김 대표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회동에서 나눈 대화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손 전 고문의 향후 거취를 비롯해 경제상황과 남북관계 등 현 정국상황, 대선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은 이 자리에서 "옛날처럼 나라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고 구조조정과 고용절벽 등 경제가 어려움이 처해있다"며 "나라가 순탄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으니 걱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손 전 고문은 정치권에 몸담은 사람이고 나는 현재 정치권에 있는 사람인데 자연적으로 나라걱정을 하는 것은 통상적인 것이지 특이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며 손 전 고문이 조만간 정치권 수면 위로 등장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13일 회동은)밥 먹는 자리였다. 나는 별로 중요한 이야기를 한 것이 없다"며 이번 회동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번 회동은 김 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더민주 의원 등 야권 주자들은 물론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지사 등 여권 주자들까지 고루 만나는 과정의 연장선상이라는 차원에서 '킹메이커 김종인'의 '대선주자 감별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대표는 전날 퇴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의 역할과 관련해 "더민주가 아닌 경제민주화를 위한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라며 행동반경을 더민주에 가두지 않았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현재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를 하기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더민주로의 정권교체가 최선"이라면서도 "자격을 갖춘 후보가 더민주에 없다면 다른 당 후보라도 지지할 수 있다. 당보다는 나라가 먼저"라며 운신의 폭을 넓힌 상태다.
손 전 대표는 더민주 전당대회 이후인 9월쯤 자서전 발간 등을 계기로 정계복귀를 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더민주에 당적을 두고 있는 그는 향후 행보에 대한 물음에 말을 아껴왔다.
이런 가운데 이뤄진 두 사람의 회동이 손 전 고문의 향후 행보와 야권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