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총장 첫 편지에 대한 학생들의 답장 "사퇴 결단해달라"

(사진=자료사진)
지난 21일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총장과의 열린 대화 자리를 정례화하겠다"는 입장을 담아 학생들에게 첫 편지를 보낸 가운데, 학생들은 기존의 '총장 사퇴' 방침을 고수한다는 내용을 담아 답장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오전 '이화를 사랑하는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에 따르면, 이들은 최 총장의 편지를 받은 뒤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답장을 작성했다.

'총장님의 첫 편지에 대한 이화인들의 답장'에서 이들은 최 총장에게 "일련의 사태에 대하여 진정으로 사과하고, 사퇴로써 책임지는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을 보여달라"며 총장 사퇴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학생들은 편지에서, "총장님이 말씀하신 '대화'에 대해 묻고 싶다"며 "학생들은 '주동자 처벌'의 두려움과 '그 날(경찰 병력 투입)'의 기억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대면 대화가 어려워 서면 대화를 부탁드렸지만 총장님은 또다시 일방적으로 대면 대화를 주최하겠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장님이 제안하신 '함께하는 이화 정책 포럼' 과 '21세기 이화 교육 아젠다'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며 "이제 학생들은 총장님께서 제시하시는 포럼과 아젠다, 그 어느 것도 믿을 수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학생들은 "21일 오후 4시쯤 총장님이 첫 편지를 쓰는 동안 본관에는 교무위원들이 찾아와 '칭찬할 때 떠나라', '얼굴을 가리고 서면 대화를 주장하는 너희가 불통이다'라는 말을 하고 갔다"며 "이로 인해 총장님에 대한 신뢰는 더욱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보여주기 식의 대화로 학생들과 총장님의 상실된 신뢰를 메우기에는 그 간극이 너무나 크다"며 "학생들의 상처가 아물고 이화에 새로운 미래가 도래할 수 있도록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편지 말미에서 이들은 "총장님의 사퇴는 끝이 아닌 이화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앞서 지난 21일, 최 총장은 학생들에게 편지를 보내 대화 정례화, 학생·교직원·동문으로 이루어진 정책 포럼 구성, 교육 아젠다 공유 등을 약속했다.

사태 이후 향후의 해결 방법을 명시한 총장의 첫 편지였다.

장기화되고 있는 학내 갈등을 두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교수 100여명이 나서 총장 사퇴에 찬성 서명을 하는 등 교수 사회도 나서기 시작하자 최 총장이 진화에 나섰지만 학생들은 기존의 입장을 재차 확인할 뿐이었다.

가을 학기 개강이 2주 앞으로 다가와, 앞으로 보름 안에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화여대는 본관 점거 농성 상태로 개강을 맞이하게 된다.

한편 이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17일부터 총장 사퇴에 대한 서명을 진행, 22일 오후 5시까지 기명과 무기명으로 교수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다.

이화여대 갈등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을 계기로 시작돼,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이후 현재까지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가며 총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