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특위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11년 10월부터 6개월동안 전국 이마트 144개 지점에서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과 가습기메이트를 구매한 9만1466명의 명단을 확보했다고 22일 밝혔다.
확보한 명단에는 회원인 경우 구매자의 이름과 주소, 가습기살균제 구매일자, 구매한 세부상품명, 개수 등이 기재돼 있었다. 이 의원실은 "회원은 물론 비회원도 자신이 사용한 신용카드 번호를 통해 언제 어디서 어떤 가습기 살균제를 구매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는 현재 마트에 기록이 보관돼 있는 2011년의 자료들이다. 오래된 자료들은 기록 보관 기한이 지나 조사가 불가능한 상태다.
만약 정부가 2011년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확인된 직후 구매내역을 확인했다면 2005년부터 가습기살균제를 구매한 사람들의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신청하려면, 피해자들이 일일이 가습기살균제 구매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대부분 7~8년전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나, 많은 잠재적 피해자들이 구매기록을 찾기 힘들어 피해신청을 못하고 있다.
한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청자는 "이미 시일이 지나 구매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며, "수년전에 가습기 살균제를 어떤 제품을 얼마나 샀는지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가습기살균제 구매자는 수십~수백만명에 달할 걸로 예상되지만, 현재까지 정부에 피해신청을 한 사람은 수천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훈 의원은 "의원실 단독으로 조사를 벌였는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구매 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도대체 2011년도에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잠재적 피해자를 찾아 그분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