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총리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치명적인 논리 오류

(사진=JTBC 페이스북 화면 캡처)
황교안 총리의 최근 연설중에서 치명적인(?) 논리의 오류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황 총리는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리더십 콘서트' 개회사에 연사로 나섰다. 행사는 한국장학재단이 주최했으며 사회 각 분야의 '리더'들이 참석해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등의 내용으로 꾸려졌다.

JTBC 디지털뉴스룸 측에서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황 총리는 "여러 젊은이들을 보니 공식 멘트 전에 간단한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황 총리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3포세대, 5포세대, 7포세대, 헬조선이다'라는 등 여러 말이 있다"며 "그 말이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것을 떠나서 제가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의 결론은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내부에서) 여러 얘기도 하고 갈등도 하고 다투기도 하는데 밖으로 나가서 닮고 싶은 나라를 물어보면 우리나라를 꼽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고도 했다.

황교안 총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다음에서 벌어졌다.

황 총리는 "제가 통계를 뽑아보지는 않았으나 아마 10명에게 세계에서 제일 닮고 싶은 나라가 어디냐고 물으면 제가 볼 때는 10명 중에 4~5명은 우리 한국을 꼽지 않겠느냐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또 "세계에서 10명이 본받고 싶은 나라 그럴 때 3~5명이 한국을 꼽는다면 대단한 것 아니냐"며 "우리나라는 그런 나라"라고 발언했다.

황 총리의 개회사 일부 내용을 영상으로 접한 누리꾼들은 치명적인 논리의 오류가 있다고 논란을 제기했다.

이 발언은 통계에 기반한 것이 아닌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반사실적 가설의 오류' ▲'정확성을 가정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 나섰던 모습이다. (사진=박종민 기자)
'반사실적 가설의 오류'는 가정을 증거로 삼아 결론을 단정짓는 오류다. '정확성을 가정하는 오류'는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수치를 근거로 대며 정확한 것처럼 가장하는 것이다.

'양**'는 "전세계 사람들 중 4~5명이 우리나라를 닮고 싶다 말한다고 지레짐작한 후 '우리나라가 대단하니 만세다'라고 풀어 쓰는 것도 대단하다"고 꼬집었다.

'B****'는 "유치원생도 아니고 성인들 앞에서 말씀하실 거면 확실한 수치를 가져와서 말씀하셔야지"라며 "그 10명은 또 어느 나라 사람에게 물어보는지가 중요하다"고 비난했다.

'박**'는 "나도 한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정확한 근거를 들고 말씀했어야 한다. 알맹이가 없는 껍데기만 남은 연설"이라고 일갈했다.

'권**'는 "총리님께서는 그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국내 현실을 더 잘 안다고 생각하시냐"며 "똑똑하신 분이 왜 이리 생각 짧은 발언을 하셨나"라고 토로했다.

게다가 황 총리의 이번 연설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8.15 경축사 내용과 판박이어서 더욱 논란이 됐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71주년 광복절 대통령 경축사'에서 "언제부터인지 우리 내부에서는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잘못된 풍조가 퍼져가고 있다"고 발언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우리의 위대한 현대사를 부정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황 총리가 20일 예시로 든 '3포세대, 5포세대, 7포세대, 헬조선'은 박 대통령의 이 '신조어' 발언을 연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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