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종단 안과의사 "봉사길 8000㎞, 생업은 잠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동해 (아프리카 안과의료 봉사, 비전케어 이사장)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저 멀리 아프리카로 날아가 보겠습니다. 벌써 두 달째 오토바이를 타고 아프리카를 종단하고 계시는 분이세요. 뭐 여름이니까 사막 횡단하나 보다, 여행 갔나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고요. 아프리카 전역을 누비면서 안과 질환자들을 치료하고 다니는 안과의사 얘기입니다. 지금까지 8개국 8000㎞를 달리고 있다는데요. 이게 말이 쉽지 쉬운 일이 아니죠. 이 분 한국 오실 때까지 기다릴까 하다가 저희가 아프리카로 전화를 해 봤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연결해 보죠. 아프리카에 계신 안과 의사 국제실명구호기구 비전케어의 이사장이기도 하세요. 김동해 선생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동해>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은 아프리카 어디쯤 계십니까?

◆ 김동해> 지금 케냐의 마차코스라고요. 나이로비에서 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지역에서 지금 수술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벌써 8개국 종단 중이시라고 들었는데 그럼 어느 어느 나라를 거치신 거예요?

◆ 김동해> 저희가 남아공부터 스와질랜드, 모잠비크, 짐바브웨, 그다음에 잠깐 보츠와나 갔다가 잠비아, 탄자니아 거쳐서 이번 주에 케냐에서 일하고 다음 주에 우간다로 갑니다.

◇ 김현정> 와, 지금까지 몇 명의 환자 보셨어요?

◆ 김동해> 저희들이 환자 많이 봤죠. 한 700명, 800명 환자 보고, 수술도 한 200, 300명하고 지금 계속 시간이 되는 대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혼자 다니시는 게 아니고 몇 분이 다니시나 봐요, 같이?

◆ 김동해> 네, 이번에 저희가 오토바이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저하고 우리 비전케어 이사인 인천선린교회 권구현 목사님하고 같이 오토바이 타고요. 나머지 의료팀들이 의료 장비를 싣고 따라오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를 달리는 안과의사 이동해 씨. (사진=이요셉 사진작가)
◇ 김현정> 왜 두 분은 차 안 타시고 오토바이를 타세요?

◆ 김동해> 제가 일단 오토바이 타는 것을 좋아했었고요. (웃음) 그리고 사실 차타고 가면 졸 때가 많잖아요. 저희가 졸지 않고 아프리카 구석구석을 보면서 바람을 맞고 냄새도 느끼고 사람들도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나고 그런 의미가 있는 것 같고해서요. 이번에 오토바이 타고 다니길 우리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아프리카의 질병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게 말라리아, 에이즈 이런 건데 눈 질환, 안과질환도 많습니까?

◆ 김동해> 우리가 매스컴이나 여러 가지 구호활동에 보면 주로 질환적으로 얘기하면 말라리아, 에이즈만 이야기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다른 질환들은 굉장히 열악한 지원을 받는 실정이거든요. 안과 환자 수에 비해, 병원도 있고 의사가 있기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숫자가 부족하거든요.

◇ 김현정> 안과의사가 몇분이나 되세요?

◆ 김동해> 지금 케냐 인구가 거의 4000만 명이 넘는데 안과의사가 100명밖에 안 되거든요.

◇ 김현정> 4000만 명 인구에…. 그러면 제가 언뜻 나눠보면 40만 명당 한 명 꼴이네요?

◆ 김동해> 네, 그리고 스와질랜드 같은 경우에는, 안과 의사가 한 명밖에 없어요. 인구가 120만 명인데요.

◇ 김현정> 세상에….

◆ 김동해> 그리고 모잠비크 같은 경우에는 인구가 2500만 명인데 안과의사가 25명, 정말 100만 명당 1명밖에 없는데. 그렇지만 의사들 수준이 또 수술을 하고 이럴 수 있는 분들이 적기 때문에 안과적인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굉장히 어렵고 또 병원도 적고, 또 아프리카가 굉장히 넓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이동도 힘들도 재정적인 부담도 되고 그래도 환자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를 달리는 안과의사 김동해 씨. (사진=비전케어 제공, 이요셉 사진작가)
◇ 김현정> 두 달간 만난 수백 명의 환자들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환자 어떤 환자 떠오르세요?

◆ 김동해> 이번 케냐에서는 한 28살 먹은 여자 분이었는데 성폭행을 당하다가 눈을 다쳐서 외상성 백내장으로 실명된 분이 있었거든요. 그분 수술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 김현정> 성폭행을 당하다가 어떻게 실명을 하게 된 거죠?

◆ 김동해> 아 글쎄 어떻게 했는지…. 눈을 맞았나 봐요. 그래서 외상 때문에 백내장이 된 거죠. 그래서 이제 잘 안 보이게 돼서 벌써 한두 달 지난 상태가 됐더라고요. 그런데 안압도 높고 그랬는데 다행히 어제, 오늘 계속 수술하고 봤는데 오늘 보니까 잘 보이더라고요. 모두 다 좋아하고 그랬고요. 다행히 이렇게 잘 보이는 분들도 있지만 엊그제 왔던 어떤 꼬마는 7시간이나 먼 곳에서, 한국팀이 왔다고 해서 수술하러 왔는데…. 보니까 이건 선천성 기형이라 수술할 수 없는 아이더라고요. 그래서 치료를 못 받은 하여튼 그런 경우가 간혹 있는데 그렇게 돌려보내야 될 때가 사실 또 가슴 아프고 그런 분들이 기억에 많이 남죠.

◇ 김현정> 그럴 것 같네요. 아니, 그런데 지금 보니까 한국에서 병원에 다니시는 의사시잖아요.

◆ 김동해> 네, 저 명동에서 병원하고 있죠.

◇ 김현정> 그러면 두 달씩이나 매년 휴가를 내고 어떻게 봉사를 가세요?

◆ 김동해> 제가 개업의니까 제 마음대로 할 수 있어 다행이죠. 제가 자유로이 일할 수 있고 나갈 수 있는게 개업의 장점이죠. 그래서 저희 같은 의사들이 자원해서 1년에 일주일씩, 이주일씩 하는 분들이 지금 많아졌어요. 그런 분들이 여러 명 모이다 보니까 저희가 1년에 30주, 35주 갔다가 캠프를 운영하거든요. 혼자서는 도저히 못하고 다른 자원하는 선생님들 또 간호사들 일반 자원봉사자들 이런 분들이 다 모이니까 이렇게 합쳐져서 여러 번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아프리카 사람들은 기쁘고 고마우면 어떻게 표시를 해요?

◆ 김동해> 이분들 저희보다 훨씬 더 감정이 표현을 잘하기 때문에요.

◇ 김현정> 흥이 많잖아요, 아프리카분들이.

◆ 김동해> 노래도 하고, 그런 분들 있죠. (웃음) 저희들이 그런 것들이 힘들고 피곤할 때 큰 격려가 되죠.

◇ 김현정> 봉사도 중독성이 있나 봐요. 그 보람, 그 기쁨의 순간이 너무 중독성이 있어서 또 아프카로 가게 되고요.

◆ 김동해> 네. 성경에도 나와 있지만 예수님이 안과사역을 처음 시작했잖아요. 맹인을 눈 뜨게 하는 예수님처럼 우리가 일 좀 해야 되겠다는 그런 마음이 저희들에게 항상 있습니다.

◇ 김현정> 뭉클합니다. 지금 15년째 하고 계시는데 언제까지 하실 생각이세요?

◆ 김동해> 아…. 기력이 닿는데까지 해야 되겠지만 이번엔 다음 주 우간다까지 하면 8월 말로 끝납니다. 그때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 김현정> 그때까지 선생님도 건강하시고요. 기력이 닿을 때까지 하신다고 하셨으니까 진짜 기력 쇠하시면 안 됩니다. (웃음)

◆ 김동해> (웃음) 하여튼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멀리서 고맙습니다.

◆ 김동해> 네, 감사합니다. 연락주셔서.

◇ 김현정> 국제실명보호기구 비전케어의 이사장이세요. 안과의사 김동해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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