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선수단도 세계와 당당히 겨루며 '스포츠 코리아'의 위상을 높였다. 비록 금메달 10개 이상, 종합 10위 이내의 목표에는 살짝 못 미쳤지만 절반의 성공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부족한 나머지 1개의 금메달은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당선으로 채우고도 남았다. CBS노컷뉴스는 17일 동안의 감동과 환희의 리우올림픽을 돌아본다. [편집자주]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전망됐다. 이유는 당연했다. 올림픽에 나서는 12명 가운데 무려 4명이나 세계랭킹 1위였기 때문이다.
김원진(양주시청·60kg급), 안바울(남양주시청·66kg급), 안창림(수원시청·73kg급), 곽동한(하이원·90kg급) 등 '세계랭킹 1위 사총사'는 큰 기대 속에 올림픽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유도 어벤저스'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조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수확하지 못했다. 결승 무대에 오른 선수도 안바울이 유일했다. 김원진과 안창림은 각각 8강과 16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곽동한도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런 까닭에 금메달 2개 이상을 목표로 했던 한국 유도는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당초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자 무려 16년 만의 '노골드'다.
한국 유도의 이같은 추락은 예고된 참사라는 평가다. 세계랭킹을 1위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이때문에 전력 노출도 불가피했다.
한국 대표팀은 올림픽 대진에서 일본을 피하고자 세계랭킹 높이기에 주력했다. 오픈 대회와 월드컵 대회를 자주 출전해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하지만 선수들이 자주 경기에 나서다 보니 전략·전술이 쉽게 노출되는 문제가 생겼다.
유도 종주국 일본은 오히려 한국과 반대되는 행보로 리우 올림픽에 나섰다.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남자부 노골드' 참사를 겪은 일본은 전력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국제 대회에만 선수를 내보냈다. 상대에 약점을 드러내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일본의 이러한 전략은 결국 대성공으로 마무리됐다.
남자부 세계랭킹 1위가 단 한 명도 없는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남자 2·여자1), 은메달 1개(남자1), 동메달 8개(남4·여 4개) 등 무려 12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런던의 아픔을 잊기에 충분한 성적이다.
이같은 일본의 성공에 한국 유도의 참사는 더 뼈아프고 씁쓸했다.
◇ 제 2의 심권호, 박장순은 없는가?…韓 레슬링의 끝없는 추락
유도와 더불어 '효자 종목'으로 손꼽히는 종목은 바로 레슬링이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양정모)을 선사한 종목도 레슬링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1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3개 등 35개의 메달을 따낸 레슬링은 한국의 중요 '金밭' 종목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동메달 1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그마저도 김현우가 따낸 것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메달권에 근접하지도 못했다. 판정 문제가 있었지만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가 동메달에 그친 점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결국 레슬링은 유도와 함께 '노골드'로 대회를 마쳤다. 대표적인 '효자 종목'의 추락이었다. '노골드'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8년 만이다.
한국 레슬링은 1984년부터 1992년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2개씩 따냈다. 이후 1996년부터 2004년까지는 금메달이 1개로 줄어들었지만 금맥은 꾸준히 이어갔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주춤했지만 2012년 런던에서 김현우가 금메달을 선사하며 부활을 알렸다.
하지만 한국 레슬링은 리우에서 다시 침묵했다. 세계레슬링연맹(UWW) 명예의 전당 입회 선수를 2명이나(심권호, 박장순) 배출할 만큼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한국 레슬링이기에 이번 추락은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한국 올림픽의 '효자 종목' 유도와 레슬링. 리우 대회를 거울삼아 다시 재도약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