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망명 보따리엔 골프채, 테니스 라켓”

英 언론 “극비리에 공군기지로 비행기 타러가다 대형 마트 들르기도”

태영호 공사(사진=유튜브)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극비 망명 과정에서도 아끼는 골프채를 챙기는 것은 잊지 않았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21일(현지시간) 태 공사 가족의 망명 경위를 보도하며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태 공사 가족은 지난달 어느 평일 오전 영국 옥스퍼드셔의 공군기지에서 영국 공군기를 타고 망명길에 오르면서 자신의 골프채 세트를 가지고 가야 한다고 우겼다.

부인 오모 씨의 경우는 테니스 라켓을 짐 보따리에 넣었고, 공군기지로 향하다 말고는 한 대형 식료품 매장에서 막 장을 보는 알뜰함도 보였다.

이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비상식량을 마련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긴박했을 상황에서 보인 행동치고는 매우 이례적이다.


신문에 따르면 태 공사 가족의 망명은 영국에서 출발해 독일 람슈타인 미군기지를 거쳐 비행기를 갈아타고 한국으로 향하는 철통 보안 속에 숨 가쁘게 이뤄졌다.

태 공사가 북한으로 복귀하는 데 따른 불안감을 토로한 사실은 긴박감 속에서도 골프채는 챙긴 이유를 어느 정도 설명해준다.

그와 그의 가족은 10년 넘게 영국에 주재하며 안온한 삶에 젖어있었다. 그런데 머지 않아 이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 가야 하는 것에 암담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태 공사는 망명, 배신 가능성을 이유로 가족들은 북한에 남겨두고 가야 하는 다른 외교관들에 비해 특별대우를 받을 정도의 ‘금수저’ 출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등질 수밖에 없을 만큼 북한 체제의 후진성과 폐쇄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하나원 수료생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2000년대 이후 자유에 대한 동경 등 비경제적인 이유에 따른 탈북과 중산층 비중의 커지는 ‘이민형 탈북’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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