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를 목표로 내걸었던 한국 선수단은 이날 오후 현재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따내 8위에 올라있다.
한국 선수단의 남은 경기는 이날 오후 9시 30분에 시작되는 남자 마라톤 뿐이다. 손명준(22·삼성전자 육상단)과 심종섭(25·한국전력 육상단)이 출전하지만,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손명준의 최고기록은 2시간 12분대, 심종섭은 2시간 13분대이다.
반면 금메달 8개로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는 나라는 호주와 이탈리아, 네덜란드와 헝가리 등 4개국이나 된다. 헝가리를 제외한 3개국은 한국보다 은메달 숫자에서도 앞서 있어,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경우 남자 배구 결승전을 남기고 있고, 네덜란드 역시 여자 복싱 75kg급 결승전에 노치카 폰틴이 진출해있다. 레슬링 남자 자유형과 사이클 일부 종목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따라서 한국은 금메달 9개로 9위를 기록한 2004년 아테네와 비슷한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 됐다. '10-10'을 달성하지 못한 것도 12년 만이다. 2008년 베이징에선 금메달 13개를 따내며 7위, 2012년 런던에서도 금메달 13개를 따내며 5위를 기록했었다.
한국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 따낸 21개의 메달은 지난 1984년 LA대회에서 따낸 19개 이후로 32년 만에 최저치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선 금메달 12, 은메달 10, 동메달 11개 등 33개의 메달을 따냈다. 종합순위 10위밖으로 밀려났던 2000년 시드니 대회 때도 금메달 8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0개 등 28개였다.
격투기 역시 '종주국의 자존심' 태권도에서 따낸 금메달 2개를 제외하면 '전통의 메달 밭'이던 유도와 레슬링, 권투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세계랭킹 1위가 4명이나 포진해 큰 기대를 모았던 유도의 부진은 짙은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사격 진종오와 펜싱 박상영의 금메달도 국민들의 기쁨과 팀 사기를 한껏 높였지만, 4년전 금메달 2개씩을 따낸 런던에 비하면 절반의 성과이긴 마찬가지다.
그나마 자타 공인 '신의 경지'에 올라있는 양궁의 전종목 석권이 있었기에, 종합 10위권 안팎의 성적표가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양궁팀은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녀 개인과 단체전 등 금메달 4개를 모두 휩쓸며 다시 나오기 힘들 '전설'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