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가 들썩…농수산물 구입비 20% 이상 폭등 전망

폭염과 가뭄으로 사과, 배, 배추 등 농산물 생산량 감소

올해 추석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올해 추석은 농수산물 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여름 내내 이어진 폭염과 가뭄으로 과일과 채소, 수산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사과, 배 폭염 피해 확산…추석 앞두고 가격 오름세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6월 발표한 '농업관측'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사과 재배면적은 3만2천ha로 지난해 보다 2% 정도 늘어나, 지난해처럼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이 예상됐다.

하지만, 7월부터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면서 사과 과실이 쪼개지고(열과현상) 타들어가는(일소현상)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추석을 20여일 앞두고 사과가격이 오히려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홍로 사과 1상자(10kg) 가격은 3만837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63.5%나 올랐다.

물론 지난해 사과 가격이 워낙 많이 폭락한 탓에 기저효과 영향도 있지만, 올해 사과 작황이 워낙 나빠 출하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추석 성수품인 배의 경우도 가격이 심상치 않다. 배는 아직 2016년산이 본격 출하되지 않는 탓에 지난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은 15kg 1상자에 2만726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6%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배 재배면적이 1만2천300여ha로 지난해 보다 3% 감소해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기상이변의 영향으로 작황도 매우 안 좋아, 추석이 다가올수록 가격은 폭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경제연구원 성명환 박사는 "당초에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사과는 가격이 떨어지고 배는 보합세 내지는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폭염과 가뭄으로 작황이 안 좋아서 두 품목 모두 지난해 보다 20~30%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배추 가격 79%25 급등…채소류 가격도 오름세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과일뿐 아니라 채소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달 중순(8월11~18일) 고랭지 배추 가격은 10kg(3포기)에 1만3천44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천500원 보다 79%나 급등했다.

고랭지 무의 경우도 18kg 상품 기준 가격이 1만3천12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3%나 올랐다. 추석을 앞두고 강원도와 충청도 등 고랭지의 기온이 평년에 비해 2도 이상 오르면서 작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또, 일반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는 채소류 가격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금치는 4kg 1상자 도매가격이 4만4천351원으로 지난해 이맘때보다 99% 올랐다. 청상추(4kg 1상자)는 60%, 애호박(28개 기준)은 43% 각각 상승했다.

가락시장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과채류 출하물량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어서 9월 초부터는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 설 것으로 보이지만, 폭염과 가뭄으로 작황이 워낙 안 좋아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과채류 가격이 작년 보다는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추석 기간에 사과와 배추와 무 등 과채류 가격이 오를 경우 농협과 생산자 단체 등을 통해 비축 물량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라며 "우려할 만큼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해수온도 급상승…김, 굴비 등 수산물 수급 차질

올해 이상 고온현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수산물 분야다. 해양수산부는 19일 기준 경북 포항, 경남 통영 등 연근해 지역의 양식장을 중심으로 어패류 138만3천여마리가 폐사했다고 밝혔다. 피해 금액만 22억2천만원 규모다.

또한, 바다 수온 상승으로 갈치와 참조기 등 자연산 수산물의 체구가 작아지면서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석 선물용으로 수요가 많은 김의 경우 수확기인 지난 1~4월까지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최근 소매가격이 25% 이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협 관계자는 "굴비의 재료인 참조기의 경우 작은 것들은 많이 잡히지만 선물용으로 쓸 수 있는 25cm 이상 상품 조기는 찾기가 힘들 정도"라며 "굴비가격이 1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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