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深港通)은 중국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주식 교차투자를 허용하는 것이다.
선강퉁(深港通)에서 선(深)과 강(港)은 선전(深圳)과 홍콩(香港)을 상징하는 한자이고 퉁(通)은 연결한다, 통한다는 뜻이다.
중국 내 주식시장은 상하이와 선전 두 군데에 있지만 외국인의 직접 투자는 허용돼 있지 않다.
그래서 외국인 주식투자가 자유로운 홍콩 증시와 연결해 교차투자를 허용하는 것이다.
선전에 앞서 상하이는 이미 지난 2014년 11월 홍콩거래소와 교차투자가 시행되고 있다.
상하이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교차투자는 후강퉁(沪港通)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홍콩거래소를 통해 상하이 증시 종목에 직접 투자를 하고 있다.
선강퉁이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6일 중국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선강퉁 시행안이 이제 막 승인된 것인 만큼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시행은 연말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선전 증시는 상하이 증시와는 다르다.
상하이 증시가 중후장대형 국유기업들이 주로 상장됐다면 선전 증시는 민영기업, 성장기업, 중소기업 중심으로 구성됐다.
주로 정보기술(IT), 소비재, 헬스케어, 에너지 등 중국의 신경제를 대표하는 다수의 기업이 상장돼 있다.
선전 증시는 메인보드, 중소판(中小板 · SME Board), 창업판(創業版 · ChiNext) 등 3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창업판은 미래성장 동력인 창업기업들의 시장으로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린다.
중소기업들이 많다보니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수는 1,813개로 상하이거래소(1,142개)를 앞지른다.
선전증시의 대표종목으로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세계 1위 전기자동차 회사 비야디(比亞迪, BYD), 한국의 CGV에 해당하는 중국 1위 영화 체인·배급 업체 완다시네마(万达院线, Wanda Cinemas)등이 꼽히고 있다.
관심은 선강퉁이 시행됐을 때 선전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몰려들어가 투자붐이 일어날 것인가하는 점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선전증시 종목들은 이미 오를 만큼 많이 올라 고평가된 종목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하이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가 그 회사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 7월말 기준으로 14.8배인데 비해 선전증시는 33.5배이고 차이넥스트는 72.7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전증시에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많이 포진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들어가면 금광에서 금 캐듯이 수익을 많이 거두기는 힘들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선강퉁이 후강퉁과는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후강퉁의 경험도 선강퉁에 대한 과도한 쏠림을 경계하고 있다.
후강퉁 시행 이후 반년 정도 사이에 상하이증시가 급등했다가 폭락한 바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후강퉁 시행 첫날인 2014년 11월 17일 2474.01로 2500선에도 못미쳤다.
그러나 이후 중국정부의 경제성장정책와 증시부양책에 힘입어 계속 급등세를 보여 다음해인 2015년 6월 12일에는 5166.35까지 치솟았다 폭락했다.
8월 25일에는 3천선이 무너지면서 2964.97까지 추락했고 최근까지 3천선 전후에 머물고 있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선강퉁 시행 때 외국인 투자는 이전 후강퉁 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선영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선전증시 종목들의 고평가와 후강퉁 시행 이후 상하이증시의 급등락 경험에 따라 선강퉁이 시행돼도 후강퉁 때와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엄청 한번 데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도 조심스러울테고 중국 정부도 정책을 내놓을 때 한번 더 생각해서 내놓을 거고 외국인입장에서도 문이 열렸으니까 무조건 들어가고 보자는 식이 아니라 철저한 기업 분석을 통한 옥석가리기를 거쳐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닫혔던 문이 열리는 만큼 선전증시에 대해 붐까지는 아니겠지만 외국인의 관심과 함께 투자는 늘 것으로 보인다.
박인금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책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자금의 특성상 시총이 좀 크고, 밸류에이션이 낮고 고배당을 하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종목을 좋아한다. 후강퉁 이후 중국 본토로 들어간 외국인 자금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최근에는 7개월째 연속 순유입되고 있다. 선전시장은 좀 비싼 시장이어서 선강퉁이 시행된다고 해도 외국인들이 중소형주에 대해 어느 정도 투자할 지 좀 지켜봐야겠지만 닫혔던 시장이 개방되는 만큼 어느 정도 투자가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강퉁 시행으로 새로운 중국시장이 열린다고 좋아할만한 일은 아니다.
일부 기업에게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
김선영 팀장은 “선전증시는 우리 증시의 대체제와 같은 시장이다. 지금까지 선전시장이 닫혀있어서 중국스토리의 덕으로 실적이 좋았던 기업들은 외국인 투자를 많이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선전시장이 직접 열리게 되면 외국인투자자들이 선강퉁을 통해 직접 선전증시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중국스토리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