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말문 연 김연경 "김치찌개 회식은 사실"

김연경(28·페네르바체)이 여자배구팀에 대한 대한배구협회 등의 부실지원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연경은 2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경기 외 일들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느냐'라는 말에 "좀 더 경기력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그렇지 않아) 아쉬웠다"라고 심경을 털어놨다.

특히 2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뒤에도 김치찌개를 먹으며 회식했던 사진이 다시 화제가 된 일에 대해서는 "당시 김치찌개로 회식한 건 맞다"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에이스 김연경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많은 역할을 해야 했다.

경기 중에는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것은 물론, 경기 전후로는 선수단 내에서 영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로 통역까지 도맡아야 했다. 게다가 주장으로서 선수들의 각종 애로사항도 돌봐야했다.

올림픽 무대에 나선 선수가, 더구나 세계적인 에이스가 경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여자 배구대표팀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올림픽을 소화했다.


여자 배구대표팀 선수들과 동행한 이는 감독과 코치, 트레이너, 전력분석원 등 단 4명뿐, 협회는 AD카드가 부족하다며 매니저나 통역은 물론 팀닥터까지도 동행시키지 않았다.

함께 귀국한 김해란(32·KGC인삼공사)은 여자배구팀의 처우에 대해 "그런 것들을 신경 쓰면 변명밖에 안 된다"며 "우리는 해야 할 것만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옆에서 보기에 짜증이 날 정도로 많은 일이 (김)연경이에게 몰렸다"라면서 "그런데도 (김)연경이는 묵묵히 모든 일을 책임지더라"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연경은 "네덜란드와 8강전에서 패한 뒤 라커룸에서 동료 선수들과 펑펑 울었다. 눈물을 다 쏟고 나니 속이 편하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대표팀의 전력이 좀 더 나아지기 위해선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져야 할 것 같다"며 "유럽 선수들과 경쟁을 하면 국제 경쟁력이 좋아질 수 있다. 올림픽처럼 큰 대회에서의 성적도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전망에 대해서는 "다음 대회에 대표팀으로 뽑힐진 잘 모르겠다"라며 손사래를 치고는 "지금은 현재 상황에 집중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몸이 많이 피곤하다"라며 "휴식을 취하면서 웨이트 운동 등으로 몸을 다시 만들겠다. 치료도 해야 한다"며 국내에서 약 2주간 머물며 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많이 고생했는데, 고생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쉽다"라며 "아쉽지만, 올림픽은 끝났다.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에 앞서 대표팀을 이끈 이정철 감독은 임성한 코치 등 나머지 선수단과 함께 이날 오후 따로 귀국했다.

이 감독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라며 "다만 특정선수에 관한 비난을 삼가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이 아쉽게 패배한 네덜란드 전에서 레프트를 맡은 박정아와 이재영이 서브 리시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일부 네티즌은 박정아 등 일부 선수들의 SNS계정에 심한 악플을 달기도 했다.

이정철 감독은 "두 선수는 서로의 부족한 면을 메워주며 예선과 올림픽 본선에서 잘 뛰어줬다"라며 "두 선수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경기가 하필 네덜란드 전이었기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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