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0년 대 애창 복음성가를 꼽자면, 단연 '똑바로 보고 싶어요'와 '성령 받으라'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똑바로 보고 싶어요'는 몸이 불편한 어느 여성 찬양 사역자가 만든 곡이 아닌가, 혹은 전과자가 쓴 곡이 아닌가하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이 곡을 만든 실제 원작자는 누구인지, 새로 발매한 앨범에는 어떤 곡이 수록되어 있을지 궁금했다.
지난 10일 서울 홍대 스테이라운지에서 열린 새 앨범 '다시 한 번 찬양으로' 발매 기념 쇼케이스 현장에서 만난 '똑바로 보고 싶어요'의 원작자는 최원순 전도사라는 찬양 사역자였다.
1987년 겨울, 최원순 전도사는 어느 교회의 장애인 선교회 철야 예배에 초청을 받았다. 당시 찬양사역자로 활동하던 그가 장애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던 중 한 자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뇌성마비를 가진 한 자매가 전심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최 전도사는 겉으로 보기엔 정상인처럼 보였지만 속은 병든 상태였다. 폐결핵으로 군대에 입대하지 못했고, 왼쪽 심장도 정상 기능을 하지 않는 상태였다. 거기에 가난이라는 경제적 어려움까지 더해지면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던 것이다.
최 전도사는 뇌성마비 자매가 찬양하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 보시기에 누가 영적 장애를 가진 자인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고 한다. 최 전도사는 어떤 상황과 환경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부르짖는 자가 되자는 마음으로 당시 처랴 예배 도중 순식간에 곡을 써내려갔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곡이 바로 '똑바로 보고 싶어요'였다.
이후 '똑바로 보고 싶어요'와 '성령 받으라'로 최 전도사는 유명세를 타게 됐다. '성령 받으라' 찬양 초청 공연을 위해 기도원에도 많이 갔다. 미주부터 핀란드까지 해외를 다니며 찬양 투어를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최 전도사에게 어려움이 찾아왔다. 다름 아닌 가정사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했지만 끝내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최 전도사는 이혼을 하며 오랜 기간 영혼의 깊은 밤을 보내게 되고 신앙마저 내려놓게 됐다. 최 전도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고백했다.
"제가 손을 놓았어요. 제가 주님의 손을 놓은 것이지요..."
최 전도사는 이혼의 아픔을 쉽사리 이겨내지 못했다. 거의 '폐인'처럼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모교회 후배를 만났다.
모교회 후배 김미숙 전도사는 어려서부터 '주의 종'이 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김 전도사도 처음 꾸린 가정이 깨어지는 상처를 경험했다. 기도원에 가서 울며 기도하기를 수 개월. 자신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둘이 갖고 있는 아픔을 다 알지 못한 채 만난 최원순 전도사와 김미숙 전도사. 김 전도사는 당시 최 전도사를 보며 본인이 아니면, '최 전도사가 다시 일어날 수 없겠구나', 최 전도사가 주의 일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며 함께라면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재혼해 새 보금자리를 꾸렸다. 지금은 결혼 10년차 부부이다.
하지만 새 시작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나 최원순 전도사는 신앙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새로운 복음성가 앨범을 내기까지 10년이 걸린 것이다. 음반 작업은 2년 이상이 소요됐다. 두 사람은 음반 작업에 영적 방해가 많았다고 말했다. 편곡자와의 관계, 물질, 신천지 사칭 등 어려움이 많았다. 작업 도중 사기를 당해 돈을 잃기도 했다.
최원순 전도사는 음반 작업을 하며 이렇게 힘든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이번 음반에 수록된 12곡 하나하나에 하나님의 사랑을 녹여냈다고 고백한다. 마치 목회자들이 성도들을 위해 설교를 준비하는 것처럼, 죽었던 영혼들이 찬양으로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곡을 준비했다.
◇ 새 앨범 '다시 한 번 찬양으로'...제목대로 "다시 한 번 하나님 찬양하고파"
찬양에는 최원순 전도사와 김미숙 전도사 부부의 신앙간증이 그대로 녹아있다. '다시 한 번 찬양으로'의 앨범에는 모두 12곡을 수록했다. 모두 위로와 회복의 메시지를 담은 곡들이다.
최원순 전도사와 김미숙 전도사가 이번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은 3번 트랙인 <버려진 모퉁이 돌로>.
버려진 모퉁이 돌로 머릿돌 삼으신 주님 / 상한 영을 바라보서 주의 긍휼로 덮으소서 / 주께서 가고 서라면 순종하며 가고 서리니 / 다시 한 번 반석 위에 정결한 영으로 세워 주조서 / 이젠 쓰러지지 않으리! 뒤 돌아 보지 않으리! / 세상 것 바라지 않으리! 회개하고 주 앞에 무릎 꿇은 이 영혼 ! / 주여 두 손 잡아 주옵소서
<버려진 모퉁이 돌로>의 가사이다. 최원순 전도사와 김미숙 전도사는 찬양의 고백대로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남은 생애를 헌신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앨범 제목이 '다시 한 번 찬양으로'라고 정했다. 하나님께 한 번만 기회를 더 달라고, 찬양을 통해서 하나님과의 첫사랑을 기억하며 다시 한 번 찬양으로 일어서 많은 이들에게 은혜를 끼치고 싶다고 말이다.
최원순 전도사와 김미숙 전도사는 찬양을 통해 많은 이들을 위로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찬양 앨범을 통해 많은 이들이 위로와 새 힘을 얻는 것, 또 성령 충만하게 받기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듣는 이들이 힘을 얻고 힘차게 나아가기를요. 무엇보다 저희를 비롯한 많인 이들이 하나님 나라를 향해 바로 서길 기원하는 바람을 앨범에 담았습니다."
가정의 깨어짐을 경험한 두 사람이기에, 찬양 사역과 더불어 기회만 주어진다면 가정 회복 사역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미자립교회 등 재정이 어려운 교회가 있다면 어느 지역이라도 사비를 털어 찬양 공연을 가고 싶다고 했다.
찬양에 대한 많은 열망이 있었지만 오랜 눈물의 시간을 보내왔다는 최원순 전도사와 김미숙 전도사. 남은 생애를 찬양 사역자로 하나님께 헌신하겠다고 신앙고백과 믿음의 결단이 앨범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최원순 전도사와 김미숙 전도사가 희망을 노래하는 7번 트랙 <아버지의 나라> 가사이다.
아버지의 사랑과 아버지의 은혜와 아버지의 뜻이 가득한 / 아버지의 말씀과 아버지의 인도와 아버지의 소망 가득한 / 이 땅이 되게 하소서 되게 하소서 / 온 땅에 공의가 하수처럼 흐르고 / 진리로 자유함을 누리는 아버지의 땅 / 영원하신 아버지 전능하신 아버지 / 아버지의 나라에서 살게 하소서 / 전쟁이 없는 나라 고통이 없는 나라 눈물 골짜기 없는 나라 / 이 땅이 되게 하소서 되게 하소서 / 온 땅에 공의가 하수처럼 흐르고 / 진리로 자유함을 누리는 아버지의 땅 / 영원하신 아버지 전능하신 아버지 / 아버지의 나라에서 살게 하소서 / 아바아바 아버지 만왕의 왕 아버지 / 아버지의 나라에서 살게 하소서 / 아버지 나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