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학생들의 유품들은 정리돼 책상 위에 얹어져 있고, 책상과 의자도 모두 박스 안에 담겨 포장돼 있었다.
이전하기 전 마지막으로 아이가 다녔던 교실을 둘러보는 유가족들은 유품이 제대로 담겨져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못내 아쉬운 듯 교실에서 보이는 창밖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학교 밖 운동장에는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단원고 인근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임모(18)양은 "친구와 함께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찾았다"며 노란 리본에 추모글을 적어 나무에 매달았다.
임 양은 "리본에 잊지 않겠다고 적었다"며 "아직도 세월호 사고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슬프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오거나, 유모차를 끌고 단원고를 찾은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어린 아들과 함께 온 한 시민은 "여기가 단원고등학교다"며 아이에게 세월호에 대해 설명해 주기도 했다.
시민들은 세월호 영상이 나오자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으며, 희생 학생과 교사들의 이름이 한 명 한 명 불리자 슬픔을 참지 못한 한 학생은 끝내 울음을 터트리며 주저앉기도 했다.
이날 오후 단원고에서 열린 '기억과 약속의 밤'에는 유가족과 교사와 학생, 시민 등 1000여명이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추모행사를 찾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김영주 목사는 "오늘 우리에게 세월호는 우리민족에게 미래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다시는 이런 일을 되풀이 하지 말자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은 "기억교실을 이전하는 이유는 단 하나 진상규명을 하기 위해서이다"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통해 희생한 분들의 넋을 기리고 그걸 기반으로 한국에 안전한 교육의 장이 만들어질 때까지 울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추모행사 다음날인 20일에는 단원고 기억교실 이전행렬이 이어진다.
이전행렬은 7대 종단의 종교의례를 시작으로 단원고에서 안산교육지원청까지 약 1km가량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