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안 오르고…술·담배 지출만 더 늘었다

평균소비성향 70.9% 역대최대, 소비심리 최악으로 위축

2분기 가구당 명목 및 실질 지출 증감률. 전반적으로 감소한 항목이 많은 가운데서도 주류담배 소비 증가율이 단연 독보적이다. (자료=통계청)
지난 2분기에는 가계소득이 전년동기 대비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씀씀이도 더 줄었지만, 유독 주류와 담배 지출만큼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1분위 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득 양극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6년 2/4분기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월평균 가계소득은 430만6천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0.8%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 가계소득은 증가율이 0%로 사실상 소득이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정체 상태를 보이면서 씀씀이도 줄었다. 지난 2분기 월평균 지출은 328만1천원으로 1년 전과 같았고,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0.9%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지출항목 가운데는 식료품과 비주류음료(-4.2%), 의류신발(-2.5%), 가정용품.가사서비스(-5.1%), 교육(-0.7%) 등에 들어가는 지출이 주로 줄어들었다. 먹고, 입고, 교육하는데 쓰는 비용을 줄인 셈이다.


이에따라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으로 나눈 평균소비성향은 70.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 심리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위축됐다는 뜻이다. 경기하강과 함께 인구고령화, 1인가구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류와 담배소비가 크게 늘어난 점도 주목된다. 지난 2분기 가계가 평균적으로 주류.담배에 쓴 돈은 3만5천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특히 담배 지출이 10.9%나 증가했고, 맥주나 주류도 0.2% 소폭 늘었다.

한편, 지난 2분기에는 저소득층인 1분위와 2분위의 가계소득이 줄었지만, 3,4,5분위의 소득이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다.

3분위(1.3%)와 4분위(2.4%), 5분위(1.7%)에서 가계소득이 증가하는 동안, 1분위와 2분위는 각각 6%와 1.3%씩 소득이 줄어들었다. 기획재정부는 분석자료에서 "지난 2분기에 임시일용직이 전년동기대비 6만5천명이 줄어들고,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된 것이 1분위 소득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저소득층인 1분위는 버는 것 보다 쓰는 것이 더 많은 적자가구가 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소비성향이 최악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올 하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소비지출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 1분위 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득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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