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남녀 단거리 휩쓴 자메이카…비결은 'CC형'

3관왕 노리는 볼트에 女2관왕 톰슨까지…근육 강화 'ACTN3' 유전자 발달

자메이카 우사인볼트가 지난 14일 오후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100m 결선 경기에서 9초 81의 기록으로 맨 먼저 결승점을 통과,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2016.8.14./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k
우사인 볼트(30)의 올림픽 3연속 3관왕 기록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단거리 왕국' 자메이카의 승리 비결이 주목받고 있다.

우사인 볼트는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200m 준결승 2조 경기에서 19초78로 전체 1위를 차지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전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다. 특히 가장 큰 라이벌로 꼽히던 저스틴 게이틀린(34ㆍ미국)이 3조 경기 20초13으로 3위에 그쳐 탈락하면서 볼트의 대기록 달성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볼트는 18일 오후 9시 10분부터 시작되는 남자 4X100m 계주 1라운드에도 출격한다. 이미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100m, 200m, 400m 계주를 정복했던 볼트는 이제 '트리플-트리플'(3개 대회 연속 육상 단거리 3관왕)에 도전한다.

이처럼 단거리 육상을 재패한 '자메이카산 인간 탄환'은 볼트 만이 아니다. 자메이카의 일레인 톰슨(24) 역시 18일 여자 육상 100m와 200m를 석권하며 28년 만에 여자 단거리 2관왕으로 등극했다.

올림픽 여자 육상 100m와 200m를 한꺼번에 우승한 건 1988 서울올림픽의 그리피스 조이너(미국) 이후 28년 만의 대기록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그동안 자메이카 선수들이 정복하지 못했던 단거리 종목인 허들에서도 제2의 볼트가 탄생했다. 오마르 맥레오드(22)는 전날인 17일 남자 허들 110m 결승에서 13초05의 기록으로 자메이카의 첫 허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처럼 최근 10년 들어 자메이카 선수들이 단거리 육상을 재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수의 해외 연구에 따르면 자메이카에서 훌륭한 단거리 선수가 많은 이유로 근육 조직의 수축과 이완을 돕는 'ACTN3' 유전자가 지목받고 있다.

근육 구조를 강화하는 'ACTN3' 유전자 가운데서도 자메이카 육상 선수의 75%가 이 ACTN3 유전자가 'CC형' 타입인 것으로 알려졌다.

'CC형'의 사람은 단거리 육상에 필요한 순발력을 낼 수 있도록 내부 근육의 구조를 강화하는‘알파-악티닌-3(alpha-actinin-3)’이라는 특수한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ACTN3' 유전자는 주로 나이지리아나 가나 등 서아프리카인에게 많다. 자메이카의 경우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절 노예무역으로 서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들이 국민들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자메이카에 육상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시절에는 단거리 영재들이 북미·유럽으로 건너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100m에서 우승했던 벤 존슨이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00m 우승자 린포드 크리스티(영국),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관왕에 오르며 100m 세계기록을 보유했던 도노반 베일리(캐나다)는 모두 자메이카 태생이다.

하지만 1990년 자메이카 출신의 미국 대학 코치들이 자메이카의 수도인 킹스턴에 세운 'MVP클럽'이 단거리 육상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결국 우사인 볼트를 비롯한 자메이카의 육상 황제들은 신이 내린 육체에 최신 훈련법을 도입한 결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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