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야권의 큰 어른'이자 야권의 텃밭인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인 김 전 대통령을 계승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구체적인 계승방식을 두고는 차이를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거행된 추도식에는 추모위원을 맡은 두 사람 외에도 추모위원장을 맡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정진석 원내대표,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과 이희호 여사, 김홍걸 전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 등 가족들이 자리를 빛냈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DJ정신 계승을 통한 정권교체'에 입을 모으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였다.
문 전 대표는 추모식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김대중 대통령님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탄압을 받으셨지만 집권 뒤 일체 정치보복이 없었고 상대편까지 끌어안는 정치를 하셨다"며 "니편 내편을 나누는 편 가르기 정치가 국민들에게 절망을 주고 있는데 이럴 때 김대중 대통령께서 했던 통합의 정치, 그 정신을 다시 간절하게 그리워하게 된다"고 말했다.
야권통합을 통한 정권교체로 DJ정신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 역시 DJ정신을 강조했지만 야권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안 전 대표는 추도식 이후 이어진 분향식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관계와 외교문제, 경제문제, 사회문제에 이르기 까지 지금 국가는 총체적 난국"이라며 "이럴 때 김대중 대통령님의 혜안이 그립다"고 했다.
다만 '문 전 대표가 안 전 대표와 힘을 합해서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했는데 향후 문 전 대표와 따로 만나 이런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와 힘을 모으겠냐'는 질문에도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답변을 피했다.
추도식에 앞서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안 전 대표의 탈당 이후 8개월 만에 마주앉아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냉랭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행사장 옆자리에 나란히 앉은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추도식 직전 각각 "미국 잘 다녀왔느냐", "(네팔) 히말라야 다녀오실 때 힘들지 않았느냐"라고 안부를 주고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두 사람은 추도식장에 들어가기 직전 귀빈실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악수만 나누곤 멀찌감치 떨어져 별다른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