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김소희 "비디오 판독할 때 '주여!' 외쳤어요"

18일 오전(한국 시각)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 경기장에서 태권도 여자 -49kg 경기에 출전한 김소희가 세르비아 BOGDANVIC Tijana을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광채 코치가 김소희를 안아주고 있다.(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태권도 여자 간판 김소희(22 · 한국가스공사)가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서 금메달을 들어올렸다.

김소희는 18일(한국 시각) 브라질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49kg급 결승에서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에 7-6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첫 출전에서 목에 건 금메달이다. 베이징과 런던 대회를 제패한 최강자 우징위(중국)으로부터 이 체급 여제의 왕관을 물려받았다.

경기 후 김소희는 "올림픽 금메달 따서 진짜 감회가 새롭고 믿기지 않아요"라고 감격적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렵게 와서 한발한발씩 지난해까지 올림픽에 나가기가 정말 힘들었거든요"라면서 "극적으로 나갔지만 하늘이 무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비로소 하늘에게 정말 감사하다 말하고 싶다"고 웃었다.

당초 김소희는 46kg급이었지만 올림픽에 나서기 위해 49kg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그러나 한국은 국가 쿼터로 남녀 2체급씩만 나서게 돼 있는 체급이 여자는 57kg급과 67kg이었다.

다행히 이번 올림픽부터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올림픽 랭킹에서 상위 6위 안에 든 선수에게 자동출전권을 주기로 했다. 이에 열심히 랭킹 포인트를 올린 김소희는 지난해 12월 멕시코시티 월드 그랑프리에서 경쟁자가 지면서 극적으로 랭킹 6위 안에 들었다.

김소희는 "원래 랭킹 9위였는데 마지막 파이널 그랑프리까지 결정이 안 나서 조마조마했다"면서 "최종 준비하면서 이렇게까지 하면서 운동해야 하나 이런 생각 많이 했고 끝까지 저를 안 도와주셔서 하늘에 무심하다 생각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하지만 끝이 좋았다. 김소희는 "결국 올림픽에 갔고,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어 하늘에 감사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날 경기는 그의 부모도 관전해 자식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지켜봤다. 김소희는 "어디 계신지 안 보여서 부모님을 보진 못했다"면서도 "여기까지 오느라 나도 힘들었는데 '금메달을 꼭 걸어드리겠다' 약속을 지켜서 정말 기쁘다"고 뿌듯해 했다.

접전의 연속이었다. 결승에 대해 김소희는 "끝난 줄 알고 방어해야겠다 했는데 다리 풀려서 넘어졌다"면서 "비디오 판독을 할 때 하늘에 대고 '주여!' 했는데 경고를 받지 않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8강에서도 4초 남기고 찼고 상대가 챌린지 카드를 들었는데 그때도 하늘에 대고 '주여!' 했는데 점수를 받게 돼서 이겼다"고 덧붙였다.

체급을 올린 어려움도 이겨냈다. 김소희는 "체급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아무래도 외국인과 비교해 신장도 딸리고 힘 차이도 나는데 웨이트 훈련 많이 하고 체계적 훈련을 했다"면서 "멘탈도 약해서 부담 많았는데 주위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프로필 상의 키는 164cm다. 그러나 김소희는 "165cm"라고 강조하며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웨이트를 하면서 컸다"고 웃었다.

태권도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과 관심도 당부했다. 김소희는 "뉴스를 많이 보는데 태권도가 욕을 많이 먹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우리 대표팀 5남매 진짜 올림픽 뛰기까지 정말 열심히 했다"면서 "국민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 58kg급) 김태훈도 그렇고 나머지 언니 오빠들도 남았다"면서 "성적 좋게 나고 최선을 다해달라고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태훈이가 마음 고생이 심하다"고 동료애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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