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샥스핀·해마·루왁커피·캐비어…먹기 전에 생각하라"

-샥스핀 만찬 논란, 국격의 문제
-상어 지느러미 절단 후 버려져
-유명 호텔, 카지노서도 금지음식
-루왁커피, 사향고양이의 눈물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새누리당 신임지도부의 오찬메뉴. 송로버섯, 캐비어 샐러드, 샥스핀 찜, 바닷가재, 한우갈비에다가 능성어 요리까지 나왔다고 해서 이거 너무 호화가 아니냐? 특히 송로버섯이 큰 논란을 일으켰었죠.

그런데요, 이 메뉴를 두고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이런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바로 샥스핀 찜 말인데요. 아시다시피 샥스핀은 상어지느러미 요리입니다. 그런데 이 상어지느러미가 청와대 밥상에 올랐다는 건 상당히 부적절했다는 주장입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이 문제를 제기한 환경운동연합 장재연 공동대표 연결해 보죠. 장재연 대표님 안녕하세요.

◆ 장재연>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오찬 메뉴, 그러니까 비싸고 싸고의 가격 문제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하셨네요?

◆ 장재연> 사실 현대적 의미로는 대통령이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수반이잖아요. 그러면 대통령 행사나 이런 모든 것이 국제사회의 상식에 부합해야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샥스핀은 청와대 메뉴로 매우 부적합하고 심지어는 국격하고도 관련이 될 수 있는 문제다, 그런 의미입니다.

◇ 김현정> 국격하고도 관련될 만큼 그 밥상에 오르는 건 부적절했다? 아니, 샥스핀이라고 하면 귀한 음식이고 비싸서 없어서 못 먹는 음식이라고만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도대체 이게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죠?

◆ 장재연> 상어 중에 상당히 여러 종류들이 멸종위기종이에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대상이고요.

◇ 김현정> 일단 상어라는 어종 자체가 멸종위기종이군요?

◆ 장재연> 그 다음에 상어지느러미를 채취하는 과정이 굉장히 잔인합니다. 핀 지느러미만 자르고 나머지 몸통은 바다에다가 버리는 거죠.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면 상어를 배 위에서 잡아서 그 자리에서 그냥 지느러미를 자른 후에 나머지 몸통은 버린다고요? 산 채로?

◆ 장재연> 그렇죠.

지난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간 오찬. (사진=청와대 제공)
◇ 김현정> 아니 왜, 보통 물고기들은 다 잡아서 죽인 다음에 작업을 하는 거잖아요?

◆ 장재연> 그런데 상어 몸통은 별로 가격이 안 나가고 맛이 없는데 지느러미는 굉장히 비싸거든요. 그러니까 지느러미만 필요한 거죠. 그리고 몸통을 다 싣고 오면 몇 마리 못 잡잖아요.

◇ 김현정> 부피가 크니까요?

◆ 장재연> 그렇죠. 지느러미만 잘라가지고 오면 굉장히 많이 운반할 수 있으니까 그런 잔인한 어업형태가 나온 거죠.

◇ 김현정> 주로 어느 바다에서 잡습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안 잡힐 거고요.

◆ 장재연> 주로 동남아시아라든지 이쪽에서 많이 이런 일들을 하는데요. 중국에서 대부분 소비가 되거든요. 중국이 경제적으로 좀 좋아지고 하니까 그쪽으로 제공하기 위해서 조금 가난한 나라에서들 많이 잡죠.

◇ 김현정> 아마 장재연 대표는 그 장면도 보셨을 거예요. 그러면 이 산채로 상어지느러미를 절단한 후에 나머지 몸통을 버리면 살 수는 있는 겁니까? 상어가 물에 가서?

◆ 장재연> 못 살죠. 상어는 특히 부레가 없기 때문에 지느러미가 없으면 헤엄을 칠 수 없거든요. 그러니까 깊은 바다로 쭉 들어가면서 움직일 수 없으니까 고통을 최대한 많이 받고 죽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잔인하고 동물에 대한 학대 이런 것들이 겹쳐져 있는 거라서 샥스핀은 가장 비난받고 있는 그런 음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사실 우리나라 식당에서도 팔기는 팔아요. 비싸서 못 먹는 거지요. 그런데 지금 국제적인 분위기는 아예 그렇게 식탁 메뉴에도 올리지 말자, 이런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겁니까?

◆ 장재연> 그럼요. 이건 무슨 청와대 같은 데만이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이런 것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제일 호화 호텔이라고 할 수 있는 하얏트, 힐튼, 메리어트 이런 곳들도 세계의 전 체인이 상어 샥스핀 요리를 금지시키고 있어요.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보니까 심지어는 도박업체인 카지노에서도 ‘우리는 샥스핀 안 판다’라고 할 정도로 이건 아주 굉장히 안 좋은 식품으로 돼 있거든요. 물론 몰래 먹는 사람들이나 모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공개적으로 드러난 데에서는 우리 샥스핀 먹는다고 얘기를 할 수 없는 게 공식적인 분위기입니다.

◇ 김현정> 그게 국제적 분위기라면 다른 나라의 국가수반들도 비슷하겠네요?

◆ 장재연> 그럼요. 제일 샥스핀을 많이 소비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에도 정부의 공식 행사에서는 샥스핀을 먹지 못하도록 시진핑 정부가 하고 있고요.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먹는 것도 아니고 우연히 만두를 사러 차이나타운 중국집에 들렀다가 거기가 샥스핀 팔고 있는 음식점이었다는 것만으로도 문제된 적이 있었거든요.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김현정> 먹는 것도 아니고 샥스핀 파는 음식점에 들렀다는 것만으로도 해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요?

◆ 장재연> 그렇죠. 옛날에는 몰라도 아직까지도 청와대가 샥스핀 메뉴를 하고 있다는 것에 놀란 거죠.

◇ 김현정> 아니, 이야기가 나온 김에 샥스핀 말고도 유사한 이유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음식들을 좀 알아보죠. 뭐가 있습니까?

◆ 장재연> 아직도 식품 중에서 멸종위기종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철갑상어인데요. 멸종위기종이 되니까 캐비어도 절제하자는 그런 운동이 있었고요. 중국의 경우에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시진핑 정부에서 대표적으로 금지시킨 것이 제비집이에요.

◇ 김현정> 제비집은 그런데 뭐예요? 저는 뭔지 잘 모르겠네요. 제비집 스프라는 게요?

◆ 장재연> 저도 먹어 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는데요. (웃음) 바다제비들이 집을 지은 건데 그걸 사람들이 따서 먹어버리는 거니까, 남의 집을 없애버리니까 제비들이 살 수 없는 것 아니에요? 부화시키려고 하는데요. 또 해마라든지... 하여튼 여러 가지 많습니다.


◇ 김현정> 해마도 멸종위기죠?

◆ 장재연> 그렇죠. 해마가 ‘무슨 몸에 좋다. 정력에 좋다’ 이러면서 많이들 먹어왔고요.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보니까 해외에 가서 해마를 먹는 걸 보여주는 장면을 언뜻 본 적이 있어요. 참 국제적인 동향을 모르고 방송을 그렇게 하면 곤란한 거죠.

◇ 김현정> 창피한 일이라는 걸 모르고 멸종위기종도 그냥 가서 먹는 것이네요. 그런가 하면 요즘 커피들 많이 드시는데 루왁커피라는 게 있어요. 고양이똥 커피. 이거야말로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비싼 값에 팔리고 있고 외국 나가면 사와야 하는 기념품으로 취급받는데요. 이건 어떻습니까?

◆ 장재연> 원래는 우연히 발견해서 귀하다고 했던 건데요. 그것도 사람들이 많이 찾다 보니까 자연적으로 생산하는 게 아니고 걔네들을 가둬서 억지로 사육해서 억지로 먹여가지고 받아내고 이러는 거거든요.

◇ 김현정> 정확히 어떤 거예요? 어떻게 커피가 나오는 거예요?

◆ 장재연> 사향고양이가 커피열매들을 따 먹으면 체내에서 소화가 되면서 적절하게 처리되어서 그걸 먹으면 향이 굉장히 좋나봐요. 배설물에 섞여 있는 커피를 골라내는 거겠죠.

◇ 김현정> 아, 배설물에 섞여 있는 커피를 골라내서 먹는 거군요?

◆ 장재연> 그렇죠. 커피열매를 먹고 또 완전 소화가 안 된 상태의 배설물에 있는 걸 다시... 참 희한한 것을 먹는 거죠.

◇ 김현정> 자연 속에서 채취해서 먹는 것이야 전통적이고 문제될 게 없지만 지금 동물학대로 가고 있다는 겁니까?

◆ 장재연> 그렇죠. 그걸 이제 많이들 찾고 비싸고 하니까 억지로 사육을 하는 것이죠. 거위간, 푸아그라 이런 것도 마찬가지고요. 전부 다 사람들이 욕심 부리고 자연적인 걸 어기면서 또 인공적으로 하다 보면 동물들을 학대하게 되는 것이죠. 사실은 이런 것만이 아니라 지금 일반 가축까지들도 다 그런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잖아요. 소, 돼지, 닭 이런 것까지도요.

◇ 김현정> 루왁커피 얘기 나왔으니까 말입니다마는 사육을 해서 커피만 계속 먹이는 거예요?

◆ 장재연> 네. 참,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먹더라도 가능하면 동물을 학대하지 않아야 되는데 이게 좀 심한 거죠.

◇ 김현정> 그래요. 어떤 대안이 좀 필요하다고 보세요?

◆ 장재연> 동물하고 우리가 지구에서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동물이 멸종되거나 불행한 지구에서는 사람이 행복하고 또 지속가능할 리가 없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동물권은 우리가 아닌 동물이 아니고 우리도 포함된 동물이라고 생각을 하시면 조금 좋아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런 부분에 대한 자각, 인식의 깨어남, 이것부터 좀 절실해보이네요. 그것도 ‘누구는 그렇고, 누구는 아니고’가 아니라 나라의 지도층이라고 불리는 상층부, 권력자들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 장재연>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대표님, 고맙습니다.

◆ 장재연> 감사합니다.

◇ 김현정> 환경운동연합 장재연 공동대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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