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논평] 박대통령은 왜 1948년 건국을 고집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건국절 논란이 계속되면서 확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건국절 발언에 야권이 총공세를 이어가자 새누리당도 박 대통령의 건국절 발언을 한 목소리로 옹호하면서 야당 비판에 가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더불어 민주당 당대표 후보 이종걸 의원은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대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68주년 건국절' 발언은 "국헌을 문란케 하고 국민 전체를 모독하는 발언으로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은 1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야당의 건국절 논쟁을 맹비난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건국 68주년 발언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적시한 것"이며 "언제부턴가 건국 초대 이승만 대통령을 폄하하고 정통 세력은 임시 정부의 김구 선생이라는 주장이 팽배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부의장인 심재철 의원도 "이승만 대통령이 권위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건국일을 깡그리 무시하는 건 우리나라의 생일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고 발언했다.

특히 이정현 대표는 건국절 논란과 관련해 "국민이 지켜보는 보는 앞에서 생중계 토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야당과의 대결을 단단히 벼르고 나서 건국절을 둘러싼 역사 논쟁을 이번 여름 무더위 만큼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사실 '대한민국 건국 원년이 1948년'이라는 뉴라이트 사관은 역사학계의 해묵은 논쟁거리여서 새삼스럽지 않다.

특히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주장은 유독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 주창(主唱)하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부터 줄곧 광복절마다 주장해 온 것이다.

그러나 지난 12일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광복군 출신 독립유공자 김영관 옹이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 출범했다며 이날을 건국절로 하자는 일부의 주장은 헌법에 위배되고 실증적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고 역사 왜곡"이라며 박 대통령 면전에서 일침을 가하고 강력한 당부를 했다.


그럼에도 왜 박 대통령은 1948년 건국에 '확신범' 수준으로 집착하고 주장을 되풀이 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바로 뉴라이트 계열의 '식민지 근대화론' 때문"이라고 했다. 식민지 근대화론은 "일제 식민지 덕분에 우리나라가 근대화가 됐고 한·일 회담을 통해 받은 자금으로 포항 제출소를 경부고속도로를 닦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켜세워야 했다"는 것이다.

더민주당 이종걸 의원도 역시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 이유를 "박근혜 대통령은 발언은 임시정부를 비롯해서 항일독립운동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것 같고, 그 이유는 관동군에 복무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은 만주군 예비소위 다카기 마사오(조선 이름은 박정희). 일본 육사 졸업 후 2달간의 사관 견습을 마치고 소위로 임관하기 직전인 1944년 6월말 일본군 소조 복장을 입은 모습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다카키 마사오'라는 이름으로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중국을 정벌하기 위한 일본의 꼭두각시 정부인 만주국의 장교로 해방되기 전까지 근무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더욱이 문제는 만주국 장교 박정희가 배속됐던 만주군 보병 8사단은 주 토벌 대상이 중국 공산당의 팔로군이였는데 좌파 계열 독립군들이 팔로군에 가담하였고 만주군이 팔로군 토벌 참여하였음으로 결국 독립군 토벌에도 만주국 박정희 장교가 참여한 셈이 됐다는 주장이 있다.

이런 주장이 사실일진데 대한민국의 건국시점을 1919년 임시정부 때로부터 잡으면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친일 매국노'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반민족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 자명해 지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건국절을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 갈수 없어 해방 이후인 1948년으로 주장한다는 것이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고집하는 것은 아버지 박정희의 친일행적을 세탁하고자 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시중에 나도는 이같은 주장과 분분한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길 바라나 만약 사실이라면 아버지를 생각하는 박대통령의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대한민국의 역사에 덧칠을 하려는 행태는 국민들이 묵과하지도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다.

국론 통일에 앞서야 할 대통령이 분열을 초래하는 화두를 꺼내어서도 안될 것이다.

만약 대한민국의 1948년 건국을 주장하고 싶은 인사들이 있다면 헌법을 먼저 고쳐야 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의 헌법은 맨 앞의 전문(前文)에서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명약관화하게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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