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시급하다"면서 건국절 논란 키우는 집권당

이정현 대표, '건국절' 여야 공개토론 추진…국론 분열, 이념 갈등 우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이 정치권의 건국절 논란을 가열시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7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건국 68주년'을 언급한 데 대해 야권이 거센 공세를 펼치자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이다.

포문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열었다. 정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반역사적이고 반헌법적이며 반국가적인 얼빠진 주장을 삼가라"고 촉구했다.

문 전 대표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절이라는 주장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얼빠진 주장"이라고 한 것을 정통으로 되받아 친 것이다.


헌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대한민국이 3·1운동의 성과로서 1919년 4월 11일 출범한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하고 있지만, 건국일은 1948년 8월 15일이 맞다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5선인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4선 나경원 의원 등 중진의원들도 잇따라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박 대통령이 최근 건국절 문제를 놓고 광복군 노병으로부터 면전에서 쓴소리를 들은 데 이어 광복절 경축사 이후에도 논란이 커진 것에 대해 집단 엄호에 나선 모양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왼쪽), 정진석 원내대표 (사진=자료사진)
그러자 이정현 당대표는 회의 말미에 '여야 건국절 공개 토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왕에 중대한 문제가 크게 제기된 만큼 여야 간 건전한 토론이 이뤄지는 방안을 정진석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과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 '방안'과 관련해 이 대표는 '국민이 지켜보는 생중계 토론' 등을 언급했다.

완전히 상반된 입장인 여야가 건국절을 놓고 토론을 벌인다면 논쟁과 갈등 확산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정진석 원내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에게 "얼빠진 주장을 삼가라"며 내세운 이유는 '건국절 논쟁이 국론 분열만 가속화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이정현 대표는 국론 분열은 물론 이념 갈등 양상까지 우려되는 건국절 논란 키우기에 앞장선 셈이다.

마침 8월 임시국회를 연 여야가 이른바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 채택을 놓고 대립하면서 추경안 처리 전망마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더구나 여당은 추경이 '민생과 경제를 위한 최소한의 시급한 조치'라며 조속한 처리를 주장해왔다.

경제는 물론 외교안보적으로도 위기감이 감도는 시기에 여야가 공개토론을 벌여야 할 만큼 화급한 사안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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