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목표 달성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태권도가 남아있다. 태권도는 리우 올림픽에 역대 최다 인원인 5명을 출전시켜 금빛 발차기에 도전한다. 태권도는 처음 정식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4번의 대회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7월29일 출국해 상파울루에서 현지 적응에 들어갔던 태권도 대표팀은 지난 15일 리우에 입성해 본격적엔 준비에 들어갔다. 17일에는 처음으로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몸을 풀기도 했다.
경기장 시설은 합격점이다. 무엇보다 매트가 미끄럽지 않아 체격이 큰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부지런히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테랑 차동민(30, 한국가스공사)은 "매트가 미끄럽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첫 주자는 김태훈(22, 동아대)과 김소희(22, 한국가스공사)다.
김태훈과 김소희는 17일(한국시간) 밤 11시15분부터 시작하는 남자 58kg급과 여자 49kg급에 차례로 출전한다. 결승전은 18일 오전 10시 여자 49kg급-남자 58kg급 순으로 열린다. 남자 68kg급 이대훈(24, 한국가스공사)은 18일 밤, 여자 67kg급 오혜리(28, 춘천시청)는 20일, 남자 80kg 초과급 차동민은 21일 경기를 시작한다.
둘 모두 올림픽 출전은 처음이다.
김태훈은 가파른 상승세다. 2013년 푸에블라 세계선수권을 시작으로 2014년 아시아선수권과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카잔 세계선수권을 석권했다. 현재 세계랭킹은 2위.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라이벌은 세계랭킹 1위 파르잔 아슈르자데 팔라(이란). 지난해 12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결승에서 꺾은 경험이 있다.
김태훈은 "올림픽을 준비하며 많은 땀을 흘렸다. 반드시 결실을 맺고 리우에서 돌아오겠다"면서 "그랜드슬램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리우에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러면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소희는 여자 46kg급 최강자였다. 경력도 화려하다. 46kg급에서 2011년 경주 세계선수권, 2013년 푸에블라 세계선수권 2연패를 차지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46kg급은 올림픽 체급이 아니다.
김소희는 체급을 올려 49kg급에 출전한다. 체급을 올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지난해 12월 멕시코시티 그랑프리 파이널 1회전에서 세계랭킹 1위 우징위(중국)에 완패했다. 당시 세계랭킹은 7위. 하지만 6위 안에 태국 선수가 2명이 포함된 덕분에 어렵게 리우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당연히 경쟁자는 우징위다. 우징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상대 전적은 2패. 일단 대진상으로는 결승에서나 만난다.
김소희는 "2월 동계훈련 기간에는 발차기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웨이트 운동으로 근력을 많이 늘렸다. 웨이트 덕분에 상대 공격을 버텨내는 힘이 향상됐다"면서 "금메달은 자신 있다. 욕심부리지 않고 한 명 한 명 이겨 나간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