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위 성지현은 17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센트루 4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8강전에서 1위 카롤리나 마린(23 · 스페인)에 0-2(12-21 16-21) 완패를 안았다. 4강 진출과 함께 메달이 무산됐다.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지난 2012년 런던 대회보다 나은 성적을 낸 데 만족해야 했다. 성지현은 이번 대회 C조 예선에서 2연승한 뒤 16강전에서 세계 32위 린다 제치리(불가리아)를 2-0으로 눌러 8강에 올랐다.
그러나 최강 상대를 너무 일찍 만났다. 마린은 최근 여자 단식에서 무섭게 떠오른 스타다. 2013년 런던오픈 그랑프리와 2014년 유럽선수권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세계선수권 우승자다. 마린은 아시아가 꽉 잡은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든 유일한 유럽 선수다. 런던올림픽 결승에서 맞붙은 2위 왕이한, 3위 리쉐루이(이상 중국)를 제치고 랭킹 1위에 올랐다.
첫 번째 게임에서 성지현은 범실이 잦았다. 코너워크로 상대를 몰아붙이고도 셔틀콕이 네트에 걸리거나 라인을 벗어났다. 반면 마린은 노련하게 공세를 잡은 뒤 확실하게 스매싱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세밀한 네트 플레이까지 초반부터 성지현은 1-6까지 뒤졌다.
특히 마린은 점수를 따낼 때마다 괴성을 내지르며 기세를 올렸다. 소리가 경기장 가득 울려퍼질 정도였다. 성지현도 패기 넘치는 함성으로 맞섰지만 실력과 기 싸움에서 밀렸다.
두 번째 게임도 성지현은 시작과 함께 내리 8점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마린의 강약 조절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성지현은 뒤늦게 반격에 나서 15-19까지 따라붙었지만 경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마린의 괴성과 괴력에 아쉬운 완패로 올림픽을 마감한 성지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