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SNS '헤비유저' 된 이유

젊은층과 효율적인 소통 및 정제된 메시지 전파의도 등 고려된 듯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뜨겁다.

각각 의원직과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중앙정치와는 거리를 두며 낮은 행보를 이어온 두 사람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SNS를 통한 소통을 강화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1월 27일 당대표직에서 사임한 이후 문 전 대표는 SNS에 자신이 영입한 인사들에 대한 응원 메시지와 시(詩) 등을 올리며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긴 했지만 현안에 대한 의견 표출은 자제해왔다.

다만 개성공단 폐쇄와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야권통합 등 굵직한 이슈들에 대해서만 간헐적으로 SNS에 자신의 의견을 남겨왔다.

조용한 행보를 이어오던 문 전 대표는 네팔과 부탄 방문 직후인 지난달부터 현안마다 생각을 잇달아 SNS에 올리며 본격 대권행보에 나선 모양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13일 자신의 SNS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재검토와 공론화"를 요구하며 논쟁의 중심에 뛰어 들었다.

(사진=문재인 페이스북 캡처)
지난 8일에는 더민주 의원 6명의 '사드 방중'에 대해 "노력하는 야당 초선 의원들을 비난부터 하니 참 한심한 정부"라고 적극 옹호하고 나서기도 했다.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건국절 주장에 대해서도 광복절 71주년인 지난 15일 SNS에 "역사를 왜곡하고 헌법을 부정하는 반역사적, 반헌법적 주장이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얼빠진 주장"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는 등 SNS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역시 문 전 대표와 비슷한 시기 SNS를 중심으로 대권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총선 리베이트 파문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안 전 대표는 지난달 10일 사드 배치에 대한 국민 투표를 제안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대권레이스에 신호탄을 쐈다.

같은 달 12일에는 SNS에 "저는 지금까지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왔고, 가는 곳마다 변화를 만들어 왔다. 그리고 기득권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일은 정치를 하면서도 계속되고 있다. 과거의 기득권은 미래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변화를 이루어 내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리베이트 의혹 수사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9일에는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담은 '김영란법(부정청탁·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법률) 개정안' 발의 소식을 SNS를 통해 전한데 이어 13일에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도 개편의 당위성 역시 SNS를 통해 제기했다.

(사진=안철수 트위터 캡처)
광복절에는 SNS에 "정부는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를 철회하고 사드 배치는 국가의 미래에 파급효과가 큰 사안이므로 반드시 국회비준철차를 거쳐야 한다"며 사드 국회비준동의 문제를 거듭 제기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총선기간 동안 SNS 생방송 프로그램인 '페리스코프(Periscope)'를 통해 매일 10분 안팎의 방송을 진행하며 누리꾼들과 직접 소통하기도 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의 SNS를 통한 직접 소통 강화는 각각 의원직과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등 환경의 변화와 핵심 지지층의 특징, 소통 방식 변화 요구 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 모두 야권 대권주자 1·2위를 다투고 있긴 하지만, 발언과 행보가 시시각각 보도되던 당대표 재임시절과 달리 현재는 두 사람 모두 언론의 관심에서 다소 비껴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모두 SNS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20-30대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 역시 이들의 SNS 활동 강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문 전 대표의 트위터 팔로워는 16일을 기준으로 110만 명을 훌쩍 넘었고 안 전 대표의 트위터 팔로워도 73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두 사람의 소통 방식 변화 요구 역시 SNS를 통한 직접 소통 강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자주 언론과 소통하고 있는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나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달리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 등 언론과 직접 소통은 최소화 해온 바 있다.

질의응답 등을 통해 예기치 못한 메시지가 전달되는 위험을 최소화하고 SNS를 통해 정제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 더민주 전당대회를 통해 내년 대선을 관리할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문 전 대표의 SNS 활동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대표 역시 8월 말 당헌·당규가 제·개정된 이후 당 차원의 분위기 쇄신이 이뤄지면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SNS 활동 강화 등 다양한 소통 강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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