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치킨 사줄게" 전자발찌 차고 미성년자들 성폭행

보호관찰 행정 구멍…한달간 범행 몰라

전남 여수경찰서 전경. (사진=여수경찰서 제공)
전자발찌를 찬 채로 가출청소년 등 미성년자들을 유인해 성폭행을 일삼은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지난 12일 새벽 4시쯤 여수시 공화동 일대 길거리에서 미성년자들을 유인해 주거지와 숙박업소 등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김 모(37)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보호관찰대상으로 분류돼 전자발찌를 착용한 김 씨는 최근 한 달여 동안 18살 A 양과 16살 B 군 등 모두 3명을 수차례 성폭행하거나 강제추행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조사결과 김 씨는 전자발찌를 찬 채로 길거리에서 가출청소년 등 미성년자들에게 접근해 '치킨을 사주겠다'거나 '잠자리를 제공하겠다'며 유인해 범행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순천보호관찰소는 성범죄로 인해 전자발찌가 부착된 김 씨를 주요 감시대상자로 분류해 감시해왔다.


보호관찰소는 지난 5월에 김 씨의 주거지를 찾아 가출청소년들과 어울린다는 사실을 인지해 김 씨에게 경고 조치를 하고 김 씨와 관련해 경찰과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호관찰소는 피해자들의 지인이 경찰에 신고하기 전까지 한달 가까이 범죄가 이뤄지는 동안 김 씨의 범행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더욱이 범행 장소에 주거지가 아닌 인근 숙박업소도 포함돼 있어 보호관찰소의 감시 체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3차례 경고가 누적되면 경찰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지만 김 씨의 경우 한차례 경고 외에 특이 동향은 없었다"며 "수시로 감시대상자를 방문해 조사하고 있지만 인력에 비해 감시 대상자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순천보호관찰소는 현재 조사인력 8명이 관할구역 내 1000여 명을 감시하고 있으며 이 중 36명이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를 구속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이번 주 중으로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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