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사진전, "제주의 숲, 그 놀라운 매혹"

경기도 성남 '아트스페이스J', 8.30-10.6

제주의 숲 풍경을 사진 작가의 깊이 있는 감각으로 포착한 '김미경 개인전_The Forest'가 열린다.


미술평론가 박영태 경기대 교수는 이번 전시에 대해 다음과 같은 평문을 실었다.

김미경은 자신의 고향이고 그만큼 익숙한 제주의 자연, 숲과 바다를 촬영했다.

특히 어둡고 깊은 숲에서 번져 나오는 비릿한 냄새와 미묘하게 밝게 빛나고 형언하기 어려운 색채로 파득거리며 모종의 깊음과 더할 나위 없는 눅눅함이 몸을 섞는 바로 그 때의 공간, 그 순간만 얼굴을 내미는 느낌(빛과 색채)을 찍고자 했다.

대부분 새벽녘의 시간이자 비가 그치고 난 후의 맑고 깨끗한 순간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 그것이 무엇이라고, 어떤 느낌이라고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중략)

어느 날 작가에게 제주도 곶자왈의 숲 풍경들이 낯설고 기이하게 다가왔다. 작가는 불완전하더라도 자기 눈으로 숲을 보고 그에 관해 말하고자 한다. 여기서 그는 비로소 주체가 된다. 작가란 이처럼 스스로 보는 자이고 사물이나 세계에 부여된 관념이나 상식을 따르는 이가 아니라 그것을 물리친 자리에서, 여백 같고 공한 자리, 무에서 무엇인가를 보려고 노력하는 이다.

사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낯설고 의아하고 생경한 타자들이다. 세계는 주체에게는 늘 수수께끼다. 이해하기 힘든 그러나 분명 자신의 내부에서 감지하는, 더구나 욕망하는 힘에 의해 그 대상을 다시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이를 사진촬영 했다.

그는 바로 지금 내 앞에 있다는 그 현재라는 시제에 만난 것, 어떤 것이 이 순간 바로 내 앞에 있는 현전의 체험에서 문득 낯선 느낌을 받는다. 익숙하고 일상적인 것들이 어느 순간 낯설게 다가옴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강한 힘을 발산한다.

낯설음이란 특정한 외부의 경험에 의해 생성된 내적인 심리상태를 지칭한다. 순간 자신이 보고 있는 지금의 풍경, 대상을 의심한다. 자신이 보고 있고 알고 있는 것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또한 눈에 보이는 것만이 세계는 아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 유령과 함께 한다.

일상의 시간 속에서 느닷없이, 불현듯 나타나는 것을 만난다. 현실세계에 비이성적이고 신화적인 세계가 순간 침입한 것이다. 순간 현실에 금이 간다. 보이는 세계 위로 또 다른 세계가 엉기고 들러붙고 퍼져나간다. 어쩌면 바로 그런 것들을 찍고자 하는 것이 김미경의 사진인지 모른다.

작가의 사진은 깊고 어두우면서도 선명하고 놀라운 빛과 색채로 뒤척이는, 생성적인 제주 숲의 신비스러운 자태, 그 숲이 뿜어내는 영기와 놀라운 매혹, 그리고 보이지 않는 유령 같은 비가시적 존재의 자취를 힘껏 낚아채고자 한다.

-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전 시 명: 김미경 개인전_The Forest
전 시 기 간: 2016.08.30 – 10.06 / 개막행사 08.30 오후 5시
관 람 시 간: 월-금 10:00 –18:00, 토 11:00-18:00
전 시 장 소: 아트스페이스 J(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일로 166 SPG Dream 빌딩 8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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