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측근 위주 '소폭' 개각…집권 말 국정관리용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단행한 개각은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 완료를 목적으로 한 관리형 개각으로 해석된다. 인사 대상자들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측근이나, 담당분야 전문 관료들로 채워졌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현 정권 들어 이미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데다,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도 활약했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분"(김성우 홍보수석)이라는 청와대의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사진=자료사진)
조 내정자는 18대 국회의원 시절만 해도 친이계로 분류됐다. 그러나 2012년 대선 때 중앙선대위 대변인과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으로 잇따라 발탁되면서 박 대통령의 신임을 확인받았다. 비록 경선 탈락했지만 4·13총선 때는 '진박 후보군'의 일원이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내정자, 조경규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전문관료 출신이다. 김 내정자는 현직인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에 이르기까지 농촌진흥청장, 농림부 1차관 등 소관 분야에 재직했다. 현재 국무조정실 2차장으로 있는 조 내정자는 국무조정실에서 경제·사회조정 업무를 맡아왔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들을 "문화기반산업 발전시켜 문화융성에 기여"(조윤선 내정자)하고, "농림·축산·식품 분야를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김재수 내정자)하며, "친환경에너지타운 등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조경규 내정자)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라는 현 정권의 국정과제 완수 의무가 부여된 셈이다.

함께 단행된 차관급 인사 대상자 4명도 주로 참모나 관료들이다.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정황근 농촌진흥청장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고, 노형욱 국무조정실2차장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다. 박경호 국민권익위 부위원장도 권익위 법무보좌관과 중앙행정심판위 위원을 거쳤다.

결국 대통령 집권 후반기 기존 국정과제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필요한' 인사만 소폭으로 교체한 관리형 개각이다. 정부 출범 원년멤버로 역시 개각 대상에 거론됐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외교현안을 감안해 유임됐다.

'5개 부처 안팎'이라던 당초 예상보다 이번 개각이 소폭에 그친 다른 이유에는 여소야대 정국에 따른 부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 유경험자인 조 내정자 등 소수만 국회에 세우는 방법은 야권이 펼칠 공세의 규모를 축소시킬 수 있다. 대규모 개각보다는 청문과정 낙마에 따른 국정부담 등의 충격이 적다.

관심이 쏠렸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는 '유임'으로 일단락됐다. 일각에서 이번 개각에 맞물린 청와대 참모진 개편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다만 각종 의혹의 특별감찰 결과가 다음주 중 발표될 수 있다는 점 등에 따라 우 수석의 신변에 변화가 생길 여지가 있다.

한편 최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탕평·균형·능력·소수자 배려' 인사를 공개 건의하면서 가능성이 제기됐던 '호남 배려 개각'은 사실상 무산됐다. 장관급은 서울·영남인사들로 채워졌고, 차관급에서도 국무조정실 2차장 1명만 호남 출신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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