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연상호 (영화 '부산행'·'서울역' 감독)
올 여름 극장가에 시원한 비명소리를 선사한 좀비 재난 영화 '부산행'. 부활한 시체를 일컫는 말이 좀비죠. 한국 영화에 이 좀비라는 장르는 없었기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반, 우려가 반이었는데 웬걸요, 정말 기세가 무섭게 1000만을 돌파했습니다. 사실 감독,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감독이에요. 이 부산행이 첫 실사영화였다니까 더 놀라운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연상호 감독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감독님, 안녕하세요.
◇ 김현정> 1000만이 극장을 찾아가서 이 영화를 봤다는 거, 감독 기분이 어떨까 싶어요?
◆ 연상호> 사실은 너무 어마어마한 숫자라서요. (웃음)
◇ 김현정> 기대 못하셨어요, 이 정도는?
◆ 연상호> 사실은 어느 정도 흥행은 할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웃음) 이 정도로 엄청난 히트를 할 거라고는 저는 좀 예상하기 힘들었죠.
◇ 김현정> 이 정도까지는. 관객들한테 어떤 점이 어필을 했다고 생각하세요?
◆ 연상호> 아무래도 소재의 신선함 같은 걸 신선하게 느끼셨던 것 같고요. 관객들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었다는 점, 그런 점이 공감하기 쉬웠던 점이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부산행에서의 좀비는, 괴수인 건 마찬가지지만 단순한 괴수라기보다 방금 내 가족이었던 사람, 방금 친구였던 사람 그런 이미지를 좀 만들려고 했어요. 그래서 단순하게 괴수한테 쫓긴다기보다 거기서 여러 가지 감정이 나올 수 있는 그런 걸 만들어보려고 했습니다.
◇ 김현정> 혹시 안 보신 분들 위해서 제가 잠깐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좀비가 나와요, 좀비. 물리면 일단 죽었다가 그 물린 사람도 좀비로 부활해서 다른 사람을 또 쫓아가서 물고 이러는 거잖아요.
◆ 연상호> 그렇죠.
◆ 연상호> 사실은 좀비라고 하는 존재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약간 루저 문화, 그런 것들을 좋아했었는데요. (웃음) 사실 좀비라고 하는 존재가 다른 괴수 존재들보다 루저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 좀비라고 하는 것을 좋아했던 게 아닌가, 어렸을 때부터.
◇ 김현정> 서양 좀비 영화 이런 거 많이 보셨어요, 그러면?
◆ 연상호> 좀비 영화보다는 좀비 그 자체에 흥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좀비라는,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 같은 느낌 때문에요?
◆ 연상호>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래요. 그 주제가 뭡니까, 이 영화는?
◆ 연상호> 비정한 사회 속에서 어떻게보면 최소수 사회단위라고 할 수 있는 가족의 가치 같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비정한 사회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로 저는 보면서 피 흘리면서 쫓아오는 좀비 떼보다도, 자기 살자고 남 떠미는 사람들이 더 무섭던데요?
◆ 연상호> 네. (웃음)
◇ 김현정> 그 얘기 의도적으로 담으신 건가요? 하고 싶으셨던 거죠?
◆ 연상호> 네. 사실은 좀비영화에서는 뭔가 인간 군상에 대한 것들이 많이 원래 나오는 편이었고요. 특히 좀비영화라고 하는 것 자체가 그런 것들을 표현하기에 좋은 소재였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기적인 세상, 그 안에 그래도 살만한 정, 가족애 이런 것들을 그리고 싶으셨던거고요. 인물들 중에 감독님이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갔던 인물이 있으신가요?
◆ 연상호> 저는 사실은 악역이긴 한데 '용석'이라고 하는 캐릭터.
◇ 김현정> 버스회사 상무. 권력자를 대표하는 그 인물이요?
◆ 연상호> 네. 좀 뭐랄까요, 다른 영화 속의 악역들과는 달리 되게 소시민적이고 평범하면서 나오는 어떤 악함이라고 하는 게 굉장히 흥미를 끄는 캐릭터였지 않나, 악인도 그렇고 여기서 나오는 소시민적인 사람들도 그렇고 다 어떻게 보면 다 소시민이라는 점이 조금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네요. 저는 좀비연기가 정말 생생하다 싶었어요. 목이 돌아가고 팔이 돌아가고 발이 꺾이고…. 이게 진짜 연기입니까, 아니면 기술적인 부분을 넣은 거예요?
◆ 연상호> '본 브레이킹 댄스'라고 하는 관절을 꺾어서 춤을 추는 브레이크 댄스 일종인 춤이 있었는데요.
◇ 김현정> '본 브레이킹 댄스'? 관절 꺾기 하는. 그런 춤 있죠. 아이돌들이 많이 추는. (웃음)
◆ 연상호> 그런 춤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좀비 움직임들을. 그래서 본 브레이킹 댄스를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을 통해서 좀비의 움직임 같은 걸 트레이닝하기도 했고 춤을 좀 전문적으로 추시는 댄서분이 직접 연기를 하시기도 하셨고 그랬어요.
◇ 김현정> 저는 그냥 연기를 하고 거기다가 기술적으로 컴퓨터로 뭔가 조작을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각도가 잘 나왔어요. 그게 아니었네요?
◆ 연상호> 네, 사실 거의 대부분 다 리얼하게 (연기한) 작품이었죠.
◆ 연상호> 사실은 '서울역'이라고 하는 작품은 사실 부산행을 촬영하기 이전에 이미 작업이 끝났던 작품이고요. '부산행'이라고 하는 영화를 먼저 선보이고 그 후에 개봉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작품이죠.
◇ 김현정> '부산행'하고 이게 무슨 시리즈입니까? 관련이 있는 거예요?
◆ 연상호> '서울역'이라고 하는 애니메이션은 부산행이라고 하는 영화에서 나온 시점의 바로 하루 전날 밤 새벽에 일어나는 일이에요. 그래서 그 좀비가 생겨나기 시작한 시점에 서울역이라고 하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그 근처에서 벌어지는 어떤 일을 다루고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 김현정> '부산행' 지금 1000만 관객 넘어서 어느 정도까지 사랑받기를 꿈꾸세요?
◆ 연상호> 저는 사실은 1000만이라고 하는 숫자가 의미 있는 관객 수잖아요. 그래서 더 이상을 사실 기대하는 견 지금 조금 욕심인 것 같고 오히려 좀 도전적인 장르에 의미 있는 관객 수가 나왔다는 점이 새로운 영화를 자신 있게 하라는 응원으로 알고, 앞으로 좀 새롭고 신선한 모험적인 영화를 좀 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다시 한 번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그런 장르 도전하실 생각이세요?
◆ 연상호> 저는 좀 뭐랄까, 한국에서 잘 안 되는 장르나 이런 것들 해보고싶은데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거요? 한국에서 잘 안 됐던 장르 어떤 거?
◆ 연상호> 사실…. 블랙 코미디 같은 것, 한국에서 잘 안 됐는데 그런 것들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연상호 감독이 하면 될 것 같은데요, 제 느낌에?
◆ 연상호>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새로운 도전 기대하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연상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영화 부산행의 감독 연상호 감독이었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