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승 코치가 이끈 대표팀은 16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센트루 3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단체전 4강전에서 중국에 0-3 완패를 안았다.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8년 만의 결승행이 무산됐다.
그러나 대표팀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오는 17일 독일과 격돌해 런던 대회 동메달에 이은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중국은 18일 처음으로 단체전 결승에 오른 일본과 금메달을 다툰다.
첫 주자로 나선 정영식의 경기가 가장 아까웠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 랭킹 12위인 정영식은 4위 장지커를 맞아 선전을 펼쳤다. 1세트부터 강력한 드라이브를 앞세워 듀스 접전을 펼쳤다. 14-13으로 앞선 가운데 드라이브가 네트에 살짝 걸려 넘어가는 행운까지 따라 15-13,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를 내줬지만 정영식은 3세트 다시 힘을 냈다. 잇딴 드라이브로 8-4까지 앞선 정영식은 이후 장지커의 좌우 코너워크에 내리 5실점,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재정비한 정영식은 2점을 내며 재역전했고, 날카로운 오른 공격으로 장지커가 넘어진 사이 유유히 드라이브로 3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장지커는 4년 전 런던 대회 챔피언다웠다. 정영식의 패기에 고전하던 장지커는 특유의 노련하고 침착한 경기력으로 차츰 전세를 만회했다. 4세트 11-8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며 챔피언의 저력을 과시했다.
마지막 5세트는 경험에서 승부가 갈렸다. 장지커는 예의 허를 찌르는 코너 공격과 예리한 드라이브로 4-1까지 앞서갔다. 정영식도 온 힘을 쏟아부었지만 장지커의 다양한 서브와 경험에서 밀려 4-11로 1경기를 내줬다. 정영식은 지난 9일 단식 16강전에서 마룽에 2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당한 역전패까지 다시금 분패를 안았다.
다 잡을 뻔한 단식 1경기를 놓치자 전세가 급격하게 기울어졌다. '깎신' 주세혁의 견고한 수비도 세계 1위이자 이번 대회 단식 금메달리스트 마룽의 공격을 견디지 못해 0-3으로 졌다. 정영식과 이상수가 나선 복식에서도 장지커-쉬신(3위)에 완패하며 1경기도 잡아내지 못했다.
▲中 탁구, 3회 연속 전관왕 석권 도전
역대 올림픽에서 중국은 철옹성이었다. 탁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28개의 금메달 중 24개를 쓸어담았다. 이번 대회에서 2개를 추가한 중국 탁구의 역대 금메달은 26개로 늘었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중국의 전관왕을 막은 것은 한국과 스웨덴뿐이다. 1988년 서울 대회에서 남자 단식 유남규와 여자 복식 현정화-양영자가 금메달 2개를 가져갔고, 1992 바르셀로나 대회 때 남자 단식 얀 오베 발트너가 우승했다.
이후 중국은 2회 연속 남녀 단복식 금메달 4개를 석권했다. 그러다 2004 아테네 대회 때 유승민이 왕하오(중국)을 꺾고 남자 단식 금메달을 가져왔다. 중국은 자국에서 열린 2008 대회 때부터 복식 대신 열린 단체전은 물론 단식을 제패하며 자존심을 회복했고, 런던 대회 때도 싹쓸이했다.
이는 세계 최강 한국 양궁보다 더한 독주다. 한국 양궁은 역대 올림픽에서 2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1984년 LA 대회 여자 개인전 서향순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 구본찬(현대제철)의 남자 개인전까지 23번의 금빛 화살을 쐈다.
특히 한국 양궁은 남녀 단체전이 정식 종목으로 합류한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처음으로 이번 대회 전관왕을 석권했다. 남녀 개인과 단체전까지다. 세계 최강으로 군림해온 한국 양궁도 단체전 경기가 열린 이후 다른 국가에 금메달을 내준 적이 6번이나 됐다.
하지만 중국 탁구는 이보다 더 지독했다. 전관왕을 석권한 것만 5번이나 됐다. 3번만 전관왕이 무산됐는데 이번 대회 남은 남녀 단체전까지 모두 금메달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양궁보다 더 굳건하고 거대한 중국 탁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