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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하루 장주희입니다. 이슈와 관련된 더 깊은 이야기를 소개하는 시간,
‘이강민의 비공식 랭킹’, 이강민 아나운서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오늘은 어떤 랭킹을 준비하셨나요?
= 71년 전인 1945년 8월 15일, 일왕의 항복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 방방곡곡에 만세 소리가 울려 펴졌습니다.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광복이 어느덧 71주년을 맞았는데요. 잃었던 나라를 되찾은 이후 우리 사회에는 좋은 변화가 많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광복이 돼서 좋은 점, 물론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너무 당연해서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좋은 점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 광복이 되면서 좋아진 것, 어떤 게 있나요?
= 우리가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데 꼭 필요한 것, 한글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일제는 민족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말 교육을 금지 하고, 우리말 신문인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를 폐간했습니다. 게다가 이른바 창씨개명을 시행해 이름까지 일본식으로 고치도록 강요했는데요. 광복이 찾아오면서 우리는 잃어버렸던 우리말을 되찾게 됐습니다. 하지만 해방이 됐다고 해서 바로 한글을 쓸 수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오랫동안 한글이 금지돼 한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 생활을 하던 외솔 최현배 선생은 해방 후 풀려나자마자 국어교재 편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금은 당연한 듯이 한글을 쓰고 한글 이름을 짓고 있는 거죠.
▶ 아름다운 우리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 정말 좋은 점이네요. 또 어떤 좋은 변화가 있었나요?
= 이순신, 안중근 등 위인도 마음껏 존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일제의 민족 말살 정책으로 금지된 것이 또 있었습니다. 바로 역사 교육인데요. 일제는 단군을 부정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사를 몰아내고 일본사를 새로운 국사로 내세웠습니다. 박은식의 ‘한국통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뿐만 아니라 강의영의 ‘충무공이순신실기‘, 이윤재의 ’성웅 이순신‘ 등의 책이 치안 방해라는 이유로 금서가 되기도 했는데요. 해방 이후 우리는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순신, 을지문덕 등 뿐만 아니라 안중근, 이봉창,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도 마음껏 존경할 수 있게 된 거죠.
▶ 광복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우리 자랑스런 역사와 독립을 위해 힘쓴 분들을 모두 잊어버렸을 수도 있었겠다 생각하니까 아찔하네요. 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 오늘 같은 국경일에 꼭 달아야하는 것이죠. 태극기도 마음껏 게양할 수 있게 됐습니다. 3.1운동에 사용되기도 한 태극기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상징이었는데요. 일제는 우리나라의 민족정신을 말살하고 항일운동을 막기 위해 태극기 소지를 억압하고 금지했습니다. 때문에 잘 아시다시피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해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고 손기정 씨는 시상대에서도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달 수가 없었는데요. 광복이 찾아오면서 누구나 마음껏 태극기를 흔들 수 있게 됐습니다. 당시에 해방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일장기에 검은 먹을 몇 겹씩 덧칠해 태극기를 만들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요즘 태극기가 가장 멋지게 휘날리는 곳은 스포츠 경기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한일전의 태극기는 더욱 힘차게 휘날리는 느낌입니다.
▶ 독립운동의 상징이었던 태극기를 마음껏 휘날릴 수 있게 됐다는 게 감동적이네요. 광복이 돼서 좋은 것, 또 어떤 게 있나요?
= 친일 재산 환수 작업도 시작됐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나라를 버리고 우리 국민들을 핍박해가며 모은게 바로 친일 재산인데, 심지어 대를 이어서 부를 누리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죠. 지난 2006년 7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되면서 친일 재산 환수가 급물살을 타게 됐고요, 이후 이완용, 송병준 등 168명의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조사해 1113만9645㎡의 토지를 국고로 환수했습니다. 이 규모는 여의도 면적의 1.3배에 해당하고요. 액수로는 공시지가 959억원, 시가로는 2106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뒤늦게나마 환수 작업이 이루어진 것은 다행이지만, 너무 늦게 시작돼 실제로 되찾은 재산은 극히 일부에 그쳤다는 점이 참 아쉽습니다.
▶ 네, 광복과 함께 바로 했어야 하는 작업인데 말이죠. 광복이 돼서 좋은 것, 하나만 더 볼까요?
=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 것도 좋은 점입니다. 광복과 함께 잃어버렸던 주권을 되찾으면서 우리의 영토도 되찾게 됐는데요. 이로써 대한민국의 영토의 가장 동쪽 끝 섬인 독도도 우리 땅이 됐습니다. 일본은 광복 후 7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독도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고요. 오늘 여야 국회의원 10명이 광복절을 맞아 독도를 방문한 것을 두고 일본 정부가 “매우 유감”이라며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한들, 독도는 우리 나라 사람이 가고 싶으면 갈 수 있는, 하지만 일본인은 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우리 땅입니다. 광복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될 수 없었겠죠.
▶ 네 오늘은 광복이 돼서 좋은 것들을 살펴봤는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 우리나라가 식민지가 아닌 독립국가라는 것, 생각할수록 참 다행스럽고 좋은 일입니다. 긴 시간이 지나면서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고, 그러다보니 광복의 간절함과 소중함을 잊고 지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라는 말처럼 오늘 광복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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