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질 학교폭력은 옛말…SNS 욕설·협박 신종 폭력 '기승'

"SNS 언어폭력이 신종 학교폭력"…괴롭힘 당한 여중생 투신하기도충북 SNS상 사이버·언어폭력 2014년 68건→작년 110건 늘어

지난 6일 청주시의 모 아파트 7층 계단 창문에서 여중생이 아래로 뛰어내렸다.

팔과 다리를 심하게 다쳐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 학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괴롭힘을 당해 힘들어했다는 취지의 말을 친구에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NS상에서 학교폭력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SNS 언어폭력이 신종 학교폭력으로 자리잡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고전적 의미의 학교폭력은 신체 폭행이었다. 그러나 신체 폭행은 생활기록부 기재 등 학교 당국의 강력한 처분과 신고 활성화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SNS를 창구로 한 폭력은 증가일로다.


충북도교육청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2016년 1차 학교폭력 온라인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14만298명 중 0.8% 1천151명이 피해를 본 적이 있다고 했다.

피해 유형(복수 응답)은 심한 욕설, 놀림, 협박 등 언어폭력이 864명으로 가장 많았다. 교실 안팎의 대면 언어폭력과 SNS 언어폭력 등이 망라된 것으로 보인다.

'집단 따돌림(443명)'과 '신체 폭행(300명)'이 뒤를 이었다. '사이버·스마트폰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은 239명에 달했다.

비방·비하를 포함해 SNS 언어폭력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1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각급 학교 자치위원회를 거친 학교폭력 유형을 분석한 결과 SNS 연관 사이버·언어폭력은 110건이었다.

2014년(68건)보다 61.8% 증가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지난해 중학생 3명은 페이스북에 악성 댓글을 다는 것으로 친구를 괴롭히다가 자치위원회에 회부됐다.

가해 학생 중 한 명은 피해 학생이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내용의 댓글도 달았다.

다른 중학교에서는 이성 교제 관련 페이스북 댓글을 둘러싼 친구들 간 갈등이 폭행 사건으로 이어졌다. 가해자 3명은 피해자 3명을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으로 불러 심한 언어폭력을 행사한 뒤 다시 놀이터에서 만나 폭력을 휘둘렀다.

모 고교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들의 사진을 찍어 이름, 전화번호와 함께 트위터에 공개한 것이 문제가 돼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되기도 했다.

SNS 연관 사이버·언어폭력은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신체폭력은 줄고 있지만, SNS를 통한 따돌림이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언어폭력 등은 증가하는 추세"라며 "바른말 쓰기 등 학교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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