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 간판 김현우는 15일(한국 시각) 브라질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보조 스타르체비치(크로아티아)에 6-4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런던올림픽 66kg급 금메달까지 2회 연속 메달이다. 체급을 올려 두 체급 석권을 노렸지만 동메달로 대신했다.
판정 논란을 딛고 이뤄낸 성과였다. 김현우는 라이벌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와 16강전에서 석연찮은 판정 속에 졌다. 3-6으로 뒤진 경기 종료 3초 전 김현우는 회심의 가로들기를 성공시켜 4점이 예상됐지만 심판은 2점만 줬다.
안한봉 감독은 즉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한국 선수단은 제소까지 검토했지만 남은 선수들의 경기를 위해 포기했다. 66kg급 류한수(28 · 삼성생명)와 자유형 57kg급 윤준식(25), 86kg급 김관욱(26 · 이상 삼성생명) 등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염려한 것.
김현우는 자칫 좌절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다시 일어섰다. 패자부활전에서 빈양(중국)에 3-1로 이긴 김현우는 값진 동메달을 수확했다. 경기 후 김현우는 태극기를 매트 위에 깔고 눈물을 쏟았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김현우의 첫 마디는 "인터뷰 좀 빨리 해야 겠어요"였다. 다친 오른 팔꿈치를 부여잡고서였다. 김현우는 "얼음을 대야겠어요"라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경기 도중 부상을 입은 것이었다. 김현우는 "(3, 4위전) 1회전에서 마지막에 상대 옆구리돌리기 때 돌아가면서 팔을 짚다가 툭 빠졌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승부를 뒤집는 투혼을 보인 것이다.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김현우는 "4년 동안 금메달만 생각하면서 준비했는데 너무 아쉽다"면서 "하지만 한 게임 한 게임 결승전이라 생각하면서 그렇게 후회없이 올림픽을 마치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눈물의 의미가 짠했다. 김현우는 "뭔가 한이, 4년 동안 준비한 것들이 생각나면서 아직까지도 너무 아쉬웠다"면서 "기대하고 있을 가족과 국민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보답 못 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16강전 2점으로 반토막 점수만 받은 데 대해서는 "지나간 일이라 생각하고 싶지 않다"면서 "어차피 지나간 일"이라고 대범한 모습도 보였다. 약 1분 30초의 짧은 인터뷰 끝에 김현우는 "지금 많이 상태가 안 좋습니다"면서 "얼음을 대러 들어가보겠습니다"며 취재진에 양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