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행렬로 고속도로 양방향 정체…상행선 자정께 해소
서울 등 수도권에 보름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남부 지역도폭염이 맹위를 떨친 14일 시민들은 냉방시설이 갖춰진 실내에 '셀프 감금'을 하며 광복절 연휴를 지냈다.
다만, 서울·경기, 경북과 강원 일부 지역은 소나기가 내려 열기를 다소나마 식히면서 폭염경보가 폭염주의보로 한 단계 내려섰다.
직장인 김종훈(28)씨는 친구 집에서 에어컨을 냉방 19도에 맞춰 '빵빵'하게 틀어놓고 전날부터 만 하루째 밖에 나가지 않고 있다.
김씨는 "어젯밤에는 치킨과 맥주를 먹으며 이청용이 출전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보다가 잤고, 오늘 아침도 일찍 일어나 올림픽 축구를 보고 짜장면을 시켜먹었다"며 흡족해 했다.
그는 "안 그래도 더운데 소나기 소식까지 있어서 오늘도 밖에 나가지 않을 예정"이라면서 "친구집 전기세가 조금 걱정되지만 어제 치킨을 내가 사면서 '퉁' 쳤다"며 웃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차모(28)씨는 요새 집 근처 주상복합상가에서 '혼밥'(혼자 먹는 밥)을 즐긴다.
차씨는 "전기세 누진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집에 있기보다는 근처 주상복합상가나 대형 쇼핑몰을 찾는다"면서 "옛말에 '이열치열'이라 해서 어제는 짬뽕을 먹었고 오늘은 뜨끈한 설렁탕을 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시원하고 안락한 영화관도 연일 북새통이다.
서대문구의 한 영화관을 찾은 김모(30)씨는 "여자친구와 어제도 '인천상륙작전'을 보면서 실내 데이트를 했는데 오늘도 '터널'을 보러 영화관에 왔다"면서 "더위가 너무 심한데 재미있는 영화가 계속 개봉을 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에는 보름 연속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폭염은 이번 주는 물론 다음 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폭염특보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경우 폭염경보, 33도 이상으로 이어질 경우 폭염주의보로 나뉜다.
기상청 관계자는 14일 "서울 기준으로 7월31일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가 이달 4일 폭염경보로 대치됐고, 오늘 다시 폭염주의보로 떨어졌지만 전체적으로 보름째 폭염특보가 지속됐다"면서 "폭염특보는 다음주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 곳곳에는 소나기가 쏟아져 달궈진 땅을 잠시나마 식혔다. 이날 중부지방 예상 강수량은 5∼50㎜다.
광복절 연휴 이틀째인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전국 고속도로는 피서 행렬로 양방향 모두 정체가 심하다.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이 면온나들목→둔내나들목 17.8㎞, 여주분기점→여주휴게소 3.8㎞, 대관령나들목→평창휴게소 26.3㎞ 등 총 47.9㎞ 구간에서 주차장을 방불케 해 정체가 가장 심각하다.
강릉방향 역시 여주휴게소→여주분기점 2.8㎞, 면온나들목→평창휴게소 11.1㎞, 대관령5터널북단→강릉휴게소 9.1㎞ 등 총 23.0㎞ 구간에 차량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서울양양(춘천)고속도로 서울방향도 설악나들목→서종나들목 13.8㎞, 서종나들목→화도나들목 6.0㎞, 남춘천나들목→강촌나들목 10.0㎞ 등 총 29.8㎞ 구간이 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은 달래내고개→서초나들목 6.0㎞ 구간 등에서 서행하는 모습이다. 부산방향도 경부선입구(한남)→반포나들목 1.9㎞ 구간부터 차들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는 서울방향 해미나들목→서산나들목 9.7㎞, 일직분기점→금천나들목 3.5㎞ 등 총 13.2㎞ 구간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다.
오후 3시 기준으로 수도권으로 들어온 차량은 19만대고 자정까지 21만대가 더 들어올 전망이다. 수도권을 빠져나간 차량은 23만대고, 18만대가 추가로 빠져나간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서울 방향의 경우 저녁 6∼7시께 정체가 절정이었다가 자정께 교통이 원활해질 전망"이라면서 "하행선은 정오께 극에 달했던 정체가 현재 조금씩 풀리고 있으며, 저녁 7∼8시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