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자 SNS로 음란 영상 보낸 교수…"지각해도 백점 줬잖냐"

대학생 A(여·24)씨는 지난해 7월 밤 늦게 자신의 대학 교수 조모(55)씨로부터 한 통의 SNS 메시지를 받았다.

늦은 밤 교수가 SNS로 뮤직비디오 영상을 보낸 적이 종종 있던 터라 대수롭지 않게 메시지를 열어 본 A씨는 화들짝 놀랐다.

웹사이트 주소가 적힌 메시지를 클릭하자 음란 동영상이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A씨는 곧바로 교수에게 항의했다.


교수는 "피곤해서 실수로 잘못 보냈다. 이해해달라"는 답장을 보냈고 A씨는 "소송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교수는 "이 영상은 한국에서도 상영된 영화"라며 "착실해서 지각해도 백점을 줬지 않느냐. (소송을) 취하하고 연락 달라"며 A씨를 회유했다.

A씨가 소송을 취하할 의향이 보이지 않자 교수는 "명예훼손과 손해배상이 가능한지 변호사와 상담해 법적 소송을 걸겠다"고 압박했다.

결국 제자에게 신고 당한 조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심지어 "당시 필리핀에 머물면서 강도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긴 사이 벌어진 일"이라고 발뺌하면서 필리핀 경찰이 발급한 증명서까지 제출했다.

그러나 증명서는 교수의 일방적 진술만 담겨있었고, 작성된 시점도 음란 영상을 전송한 날로부터 3주나 지난 뒤였다.

대구지방법원 제2형사단독 김태규 부장판사는 14일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혐의로 기소된 모 대학 교수 조씨에게 벌금 5백만 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진지한 반성이 없이 범행 은폐를 위해 필리핀 경찰로부터 허위 증명서를 발급받고 휴대전화 유심칩을 변경했다"며 "범행 후 정황이 현저히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