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학생 건강을 걱정하는 교육청은 어느 곳?

학교 운동장 중금속 우레탄 트랙 처리 문제…같은 교육 방침, 다른 대책 논란

중금속에 노출된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처리를 놓고 울산시교육청의 이중적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울산의 한 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 트랙 출입 및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중금속에 노출된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처리를 놓고 울산시교육청의 이중적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11일 학생 건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학교 운동장을 전면 마사토, 즉 흙으로 교체하는 것이라고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중금속 우레탄 트랙 상당수를, 유해물질 기준에 적합한 우레탄으로 재시공 하겠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현실 여건상 지금으로서는 우레탄으로 재시공 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울산시교육청의 입장인데 정말 그럴까?

울산지역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에서 중금속인 납이 유해 기준을 초과해 교체가 시급한 곳은 모두 76곳 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지금 상황에서 학생 건강을 위한 최선은 마사토, 즉 흙 운동장으로 전면 교체하는 것이라고 방침을 정했다.

그러면서 당장 교체가 시급한 우레탄 트랙 76곳 중 14곳을 흙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문제는 나머지 62곳.

이들 트랙은 현실 여건상 유해물질 기준에 적합한 우레탄으로 재시공 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시교육청의 입장이다.

인조잔디 운동장 주변에 트랙이 설치되어 있거나 시공업체의 하자보수 기간이 남아 있어서 흙으로 교체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울산시교육청 김광수 학교시설단장은 "인조잔디 운동장 주변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을 흙으로 교체하게 되면 흙이 잔디로 넘어가 섞이게 돼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부상 위험이 커지고 흙으로 인해 잔디가 지저분해지거나 빨리 상해 비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자보수 기간이 남은 트랙의 경우, 시공업체에 책임을 묻되 철거에 이어 우레탄 재시공은 가능하지만 다른 재질인 흙으로 교체를 요구할 수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 울산시교육청과 마찬가지로 흙 운동장으로 전면 교체하기로 방침을 정한 다른 시·도 교육청은 사정은 어떨까?

인조잔디 운동장 주변에 깔린 우레탄 트랙을 걷어내고 흙으로 교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상남도교육청 시설과 관계자는 "자연 바람에 날려가는 흙은 어쩔 수 없지만 인조잔디 운동장과 흙 트랙 경계 사이에 방지턱을 설치해 인위적으로 흙이 운동장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육청 관계자는 또 하자보수 기간이 남은 우레탄 트랙의 경우, 흙으로 교체가 가능한지 시공업체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만일 시공업체가 흙으로 교체가 불가하다고 한다면 빠른 철거를 요청하는 한편, 흙으로 교체할 수 있는 대안을 찾겠다는 게 경상남도교육청의 방침이다.

당장 유해기준에 적합한 우레탄 트랙이라도 또 기준이 바뀌면 다시 철거해야 하는 등 논란이 남아 있어 지금으로서는 흙 운동장이 최선의 대안이라는 것.

게다가 방치된 상태에 있는 중금속 우레탄 트랙을 하루 속히 철거하기 위해서라도 시급히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거다.

울산을 비롯해 경남과 세종, 충북, 전북 교육청에서도 우레탄 트랙을 천연 소재인 흙으로 교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중금속 우레탄 트랙에 대해 같은 방침을 정하고도 각 교육청의 의지에 따라 이처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이 학생들의 건강 보다 비용 등 관리 효율성에 치중하느라 졸속 행정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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