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전남 나주 경찰서는 14일 오전 10시 A(25)씨가 세 살배기 조카 B군을 숨지게 한 나주시 한 아파트에서 현장 검증을 시행했다.
포승줄에 묶인 채 검은 상의 옷과 파란색 반바지를 입고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A씨는 이날 오전 10시 2분쯤 주거지에 도착한 뒤 경찰과 함께 곧바로 5층 범행 장소로 올라갔다.
A씨는 먼저 주거지 안방에서 조카 B군의 목을 조르는 범행 장면을 태연하게 재연하고 이어 욕실에서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B군의 머리를 5차례 넣었다 뺐다 숨지게 한 범행 장면도 감정 변화 없이 재연했다.
A씨는 이와 함께 평소 "화가 난다"며 조카를 아무 이유 없이 학대하고 지난 6월 말에는 말을 듣지 않는다며 B군의 팔을 자신의 발로 밟아 골절상을 입히는 범행 장면도 차분하게 재연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30여 분 동안 현장검증을 진행했으며 현장 진행을 담당한 경찰관은 A씨가 "경찰 진술과 같이 비교적 차분하게 범행 장면을 재연했다."고 말했다.
감정 기복이 심한 조울증 질환자인 A씨는 이날 현장 검증을 하며 울먹이지도 않는 등 감정 변화 등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현장 검증을 위해 A씨가 범행 때 사용한 플라스틱 욕조와 샤워기, 유리컵 등을 준비했다.
A씨의 현장검증을 하기 위해 경찰과 함께 주거지에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던 일부 주민은 "평소 조카를 어린이집에 등·하원 할 때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A씨를 봤지만, 잔혹하게 조카를 숨지게 할 줄도 전혀 생각도 못 했다." 경악해 했다.
또 다른 주민은 "A씨가 지난 2015년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려 하는 등 자살 기도를 한 정신 질환자에게 어린 아이를 맡긴 엄마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냐며 숨진 아이만 불쌍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앞으로 A씨를 상대로 보강 조사를 벌여 살인과 폭행치사 그리고 아동학대 방지법 위반 등 적용 법률을 확정해 10일 이내 검찰에 구속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법원은 12일 A(25)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인 영장 실질 심사를 벌여 "혐의가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구속됐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3시 48분쯤 나주시 주거지인 아파트에서 조카 B(3)군을 목 조르고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5차례 담가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조카 B군이 설사를 하며 침대 시트에 인분을 묻히고 욕실로 데려가 씻기던 중 구토를 하자 화가 나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부터 충북 공장에 취직한 엄마인 친언니를 대신해 B군을 양육한 A씨는 감정 기복이 심한 조울증 질환자로 조카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평소에도 아무 이유 없이 화가 난다며 수시로 조카를 학대한 것으로 경찰 조사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