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끝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어요. 더 많은 시간이 있으니 더 열심히 해서 A대표팀에서 보자고 하셨어요"
눈물을 흘리며 공동취재구역을 지나간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정승현이 전해준 신태용 감독의 마지막 인사다.
1년6개월동안 쉼 없이 달려온 신태용호의 여정이 끝났다. 올림픽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축구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0-1로 패해 목표였던 2회 연속 4강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토너먼트에서 패한 팀의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늘 괴롭다. 선수들은 눈물을 흘렸고 좌절감을 느꼈으며 신태용 감독의 눈가에도 눈물이 고여있었다.
그래도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이번 대표팀의 별명은 '골짜기 세대'다. 지금 23세 이하 대표팀 세대 앞에는 기성용 등이 활약한 2012년 런던올림픽의 황금세대가 있고 뒤에는 이승우를 필두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활약할 황금세대가 있다.
중간에 애매하게 꼈다고 해서 '골짜기 세대'다. 어릴 때부터 주목받은 선수가 많지 않다보니 축구계의 기대가 높지는 않았다.
뚜껑을 열자 그들은 강했다. 올림픽 조별리그 사상 최초의 조 1위 8강 진출, 조별리그 사상 최고 승점(7점·2승1무), 최다 골(12골) 등 이전까지 아무도 해내지 못한 업적을 달성했다. 2회 연속 8강 진출도 최초다.
신태용 감독은 "골짜기 세대다,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선수들 스스로 보여줘야한다는 노력이 너무나 컸던 것 같다. 그런 힘든 이야기를 들으며 이겨낸 부분, 세계 대회에 나와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등한 경기를 한 부분에 대해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우리나라 축구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제 성인 국가대표팀 코치로 돌아간다. "대표팀에 복귀해 슈틸리케 감독님과 월드컵 예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젠가 지금의 '골짜기 세대'들이 더 성장해 대표팀의 주축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커나가는 세대가 기죽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