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수비수가 허둥대며 전열이 흐트러진 사이 퀴오토는 그들의 사이로 공을 차 넣었고, 엘리스는 정확하게 골대 안으로 공을 차 넣었다. 실점한 골키퍼가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 이 모든 장면은 결국 두 팀의 승패를 가른 결승골이었다.
14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 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온두라스의 2016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4년 전 런던 대회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국은 온두라스를 제물로 2회 연속 4강 진출의 위업을 노렸다.
출발은 좋았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가져온 덕분에 시종 공격적인 축구로 상대를 압도했다. 경기 기록지에 따르면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총 16개의 슈팅을 시도해 7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5개의 프리킥을 얻었고, 코너긱도 9개나 찼다.
이런 한국을 막기 위해 온두라스는 무려 23개의 반칙을 범했다. 수비에 치중한 탓에 90분의 경기 시간 동안 6개의 슈팅을 시도했을 뿐이다. 하지만 유효슈팅은 4개나 됐고, 이 가운데 하나를 골로 마무리했다. 순도 면에서는 온두라스가 단연 앞섰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신태용호’는 불안한 수비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와일드카드 후보였던 홍정호(장쑤 쑤닝)의 합류 불발과 올림픽 개막 직전 주전 수비수 송주훈(미토 홀리호크)의 부상 낙마 등 악재가 거듭됐지만 올림픽 본선이 시작되자 어느 정도 우려를 떨치는 듯했다.
독일과 조별예선 2차전에서 3골이나 내줬지만 3골을 합작한 공격진 덕에 불안했던 수비의 아쉬움이 가려졌다. 멕시코전 무실점으로 수비불안의 우려를 씻는 듯 했다. 하지만 온두라스와 경기에서 결국 불안했던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온두라스가 견고한 수비로 한국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은 반면, 한국은 상대의 역습을 막지 못하고 결국 목표로 했던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화끈했던 공격이 침묵에 빠지자 불안했던 수비가 더욱 부각됐다. 그리고 작은 틈을 놓치지 않은 상대의 확실한 마무리에 한국 축구의 올림픽 메달 도전은 마침표가 찍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