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양궁 문형철 감독 "우리보다 더 노력했으면 금메달 돌려주겠다"

한국 남여 양궁대표팀 선수단에 헹가래를 받고 있는 문형철 감독.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 등 4개 종목을 휩쓴 한국 양궁.

한국 남녀 양궁팀을 이끄는 문형철 총감독은 "우리보다 더 열심히 준비한 나라가 있다면 메달을 돌려드리겠다"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문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양궁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바하(Barra)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좋은 역사를 이뤄냈다는 것에 전 양궁인을 대표해서 감사 드린다"며 "힘든 훈련을 불평 없이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는 박채순 남자 대표팀 감독과 양창훈 여자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김우진, 이승윤, 구본찬(이상 남자 대표팀), 기보배, 장혜진, 최미선(이상 여자 대표팀) 등이 참석했다.

문 감독은 "늘 목표가 금메달 4개였는데 주변 환경 등의 요인 때문에 그동안 실패했다"며 "이번에는 잘 준비했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국 남녀 양궁대표팀은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단체전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6년 만에 전종목 석권이라는 기념비적 신화를 만들었다.

문 감독은 올림픽 역사를 새로 쓴 것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치면서도 다음 2020 도쿄올림픽을 벌써 겨냥하고 있었다.

문 감독은 "대한민국 양궁이 2위를 할 이유는 없다"며 "지원이나 정신력, 지도자 등 모든 올림픽을 준비하는 상황이 1등을 안하면 안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부터 동계훈련을 준비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룰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맞춤 훈련을 하겠다. 계속 한국 양궁을 성원해달라"고 부탁했다.

2016리우 올림픽에서 양궁 전종목을 석권한 대한민국 양궁대표팀이 13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을 마친뒤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지환 기자)
금메달 신화를 이룬 선수들도 지난 훈련 과정을 돌이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2관왕의 주인공이자 새로운 '미녀궁사'로 등극한 장혜진은 "이곳 리우에 와서 계속 악몽을 꿨는데 어제는 두 발 뻗고 푹 잤다"며 "새벽 훈련과 웨이트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원조미녀' 기보배는 "이번 올림픽은 전종목 석권을 비롯해서 여자 단체전 8연패, 남자 최초로 구본찬이 2관왕을 차지하는 등 뜻깊었다"며 "대표선발전이 힘들고 잔인했지만 그런 노력 덕분에 신바람 나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마지막 금메달을 한국에 선사한 구본찬은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을 보여줬다.

구본찬은 "지금도 기쁘다. 제겐 아직도 아름다운 밤이다"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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