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여제도 인정' 기보배 "구본찬 2관왕? 나보다 더 대단"

'이게 바로 양궁 어벤져스' 최미선(왼쪽부터), 장혜진, 기보배, 이승윤, 구본찬, 김우진 등 한국 양궁 대표팀이 13일(한국 시각) 브라질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사상 첫 올림픽 전관왕 달성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리우=노컷뉴스)
13일(한국 시각)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을 이뤄낸 한국 양궁. 구본찬(23 · 현대제철)이 이날 개인전 결승에서 장 샤를 발라동(프랑스)을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누르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구본찬은 지난 7일 김우진(24 · 청주시청)과 이승윤(21 · 코오롱엑스텐보이즈)과 나선 단체전까지 2관왕에 올랐다. 여자 대표팀도 장혜진(29 · LH)이 개인전 우승과 함께 기보배(28 · 광주시청), 최미선(20 · 광주여대)과 단체전까지 제패했다.

무엇보다 구본찬은 한국 남자 양궁 사상 첫 2관왕을 달성했다. 역대 2관왕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 저스틴 휴이시(미국)뿐이었다.

이전까지 한국 선수의 남자 개인전 우승은 4년 전 런던 대회 때 오진혁(35 · 현대제철)뿐이다. 그러나 오진혁은 당시 단체전에서 미국과 4강전에서 덜미를 잡혀 2관왕에 오르지 못했다.


새로운 양궁 황제의 탄생에 동료들도 기꺼운 마음으로 축하해줬다. 특히 한국 남녀 양궁의 간판으로 인정받은 김우진과 기보배가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7일(한국 시각) 브라질 마라카낭 삼보드로무 양궁경기장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양궁단제전 에서 대한민국 남자 양궁팀 김우진(왼쪽부터), 구본찬, 이승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듣고 있는 모습.(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특히 김우진은 구본찬의 우승을 누구보다 반겼다. 이날 경기 뒤 만난 김우진은 "내가 금메달을 딴 것보다 더 기쁘다"면서 "내가 하지 못한 것을 누구는 해줘야 했는데 그걸 본찬이가 책임감을 갖고 이뤄줬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김우진은 세계 랭킹 1위로 유력한 우승후보였다. 그러나 32강전에서 충격의 패배를 안았다. 특히 예선 라운드에서 700점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그였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아픔을 털고 동료의 성공을 축하해줬다. 김우진은 "나는 정말 괜찮다"면서 "한국 양궁의 특별한 날"이라고 웃었다. 옆에 있던 문형철 대표팀 총 감독도 "김우진은 정말 남자"라면서 "남자팀 주장을 솔선수범해 맡아 역할을 잘 해줬다"고 어깨를 두두렸다.

기보배도 마찬가지다. 구본찬의 2관왕 등극을 자신의 업적보다 높게 평가했다. 기보배는 이미 런던 대회에서 양궁 여제의 자리에 올랐다. 개인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기보배는 "남자 선수 중에는 최초잖아요?"라면서 "정말 본찬이가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나는 사실 언니들의 뒤를 이은 것이지만 본찬이는 새로운 역사를 개척해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황제 즉위를 기쁘게 축하해준 세계 양궁 남녀 스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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