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주말교계뉴스] 이동현 목사 성스캔들, 한국교회에 남긴 과제는?


■ 방송 : CBS TV (CBS주말교계뉴스, 8월 12일(금) 밤 9시50분)
■ 진행 : 조혜진 앵커
■ 출연 : 천수연 기자

▣ 조혜진 앵커>

이동현 목사의 성폭럭 범죄가 드러난 이후 후속조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간 한국교회에서 발생한 목회자 성범죄에 대한 처리가 지지부진했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기까지 합니다.

아직까지 이번 사건이 다 마무리된 건 아니지만 이번 성스캔들이 한국교회에 던지는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천수연 기자, 우선, 이동현 목사와 관련해 지금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천수연 기자>

우선 이동현 목사가 대표로 있던 라이즈업무브먼트는 거듭되는 사과와 함께 몇 가지 후속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사역자들의 정기적인 성교육 실시와 이성간 일대일 만남 금지, 사역자 사임, 빠른 시일내에 외부 감사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동현 목사가 속한 예장고신총회 수도남노회도 성범죄를 저지른 이 목사에 대해 징계를 내리기로 했습니다.

지난 9일 비공개 모임을 가진 수도남노회는 가장 강력한 징계인 목사 면직이나 그 아랫단계라고 볼 수 있는 수찬정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찬정지 조치는 목사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모두 정지시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결정은 성범죄 폭로 이후 일주일 만에 이뤄졌습니다.

▣ 조혜진 앵커>

일주일 사이에 이뤄졌다, 과거에 비하면 매우 신속한 대응이라고 생각되는데요?

■ 천수연 기자>

명백한 성범죄 여론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더 이상 덮고 갈 수 없는 상황에 이렀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조직의 유지를 위해서 문제된 부분을 빠르게 제거함으로써 내외부적 신뢰하락을 막으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인터뷰] 정재영 교수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목사님의 문제가 드러나도 덮으려는 분위기가 많이 있는데 사회적인 분위기는 그렇게 갈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고 그게 한국교회 건강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죠."

▣ 조혜진 앵커>

방금 지적한대로 ‘목회자의 성폭력은 범죄’라는 인식이 이번 사건에서는 매우 강했던 것 같습니다.

■ 천수연 기자>

그습니다. 이동현 목사 사건만이 아니고요. 목회자의 성폭력은 범죄라는 사실을 이제 모든 교인들, 한국교회도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목회자의 성폭력에 대해서 범죄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스티브 테일러 총장 / 뉴질랜드장로교단 산하 닉스신학교
"혐의가 있으면 교회는 경찰에 신고를 하고 교회는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개입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범죄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경찰 조사 후 기소가 결정되면 교회는 해당 목회자의 목사권을 박탈합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목회자의 성폭력 범죄가 일반 성범죄보다도 더욱 죄질이 나쁜 것이라면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전화인터뷰] 박제민 간사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종교인이) 그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그 죄질이 더 악하다고 볼 수 있고요. 또 개신교의 경우는 이런 범죄가 일어났을 때 공소시효가 지나서 법적인 처벌을 피해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때문에 공소시효의 적용을 배제하는 등의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윤실은 목회자의 성폭력범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고 성범죄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운동을 제안했습니다.

▣ 조혜진 앵커>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한국교회 안에 성폭력 전담 기구도 없다면서요?

■ 천수연 기자

말씀하신대로, 교회 내 성범죄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놀랍게도 한국교회 안에는 제대로 된 성폭력 상담기구가 하나도 없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교계 여성단체가 운영하던 성폭력 상담기구가 있었지만, 재정과 인력의 부족으로 지금은 유명무실해진 상태탭니다.

물론 일반사회에는 성폭력 상담기관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 구조와 문화를 모르기 때문에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성범죄 피해 여성들이 상담받고, 회복까지 도움받을 수 있는 전문 상담기구가 한국교회 안에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애희 사무국장/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 전반의 문화나 신학적인 부분이나 요인이나 하나님에 대한 개념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있는 상황에서 상담할 수 있어요. 그래야지 명확하게 해답을 내릴 수 있고 적절하게 지원할 수 있어요."

여기에 더해서 교회 성폭력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할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필요합니다.

[전화인터뷰] 홍보연 공동위원장 / 감리교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
“숨어있던 피해자들이 더 용기를 내고 자신의 피해를 드러낼 수 있게 되려면 드러난 사건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신속하게 처리가 되고 가해한 목사들이 처벌을 받고 징계를 받고 더욱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케어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에서 제도적인 것들이 마련돼야.."

성범죄는 은밀하게 이뤄지는 범죄이다 보니 피해당사자가 피해 사실을 직접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지금까지 교회 내 성범죄가 알려지면 대부분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에 공감하기 보다는 피해자를 공격하며 오히려 가해자를 위로하는 기현상 탓에 제대로 공론화되지 못하고 오늘까지 곪아온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동현 목사 사건의 공정한 치리와 조치는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될 수 있고요.

또 교단차원에서는 힘있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중심의 공론화 제도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조혜진 앵커>

천수연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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