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경축사, 北에 보내는 메세지는…

8.15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하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중 네 번째인 8.15경축사를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발표한 8.15경축사에서 북한에 대해 핵 포기를 거듭 촉구하면서 점차 발언의 강도를 높여왔다.

2013년에는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한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듬해에는 "분단과 대결의 타성에서 벗어나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쿠바 수교와 이란 핵협상 타결을 거론하며 북한이 이같은 국제사회의 변화와 협력의 거대한 흐름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우리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응하지 많으면서 평화를 깨뜨리고 남북간 통합에 역행하고 있다"며 "도발과 위협은 고립과 파멸을 자초할 뿐이다"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의 지난해 경고는 광복절을 앞두고 발생한 북한의 지뢰 도발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8월 4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를 정찰하던 우리군 수색대원 중 두 명이 북한군의 목함지뢰를 밟아 큰 부상을 입은 것이다.

이 때문에 남북은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였으며 결국 북한은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는 내용의 남북고위급 접촉 공동보도문을 통해 책임을 인정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의 8.15경축사 대북 메시지가 핵 포기를 끊임없이 촉구하면서 지뢰와 같은 북한 도발 변수를 고려했다면 올해 경축사에서는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사드는 북한의 점증하는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국가를 지키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조치"라고 못을 박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다음날인 9일에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사드 배치는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지켜낼 최소한의 방어조치이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올해 경축사에서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올해 들어 14차례에 걸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의 강도를 높이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핵 포기를 촉구하면서 사드 배치가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며 "동시에 국내에 대해서도 하나가 돼 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8.15경축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한일 합의와 이행을 자화자찬하는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경축사에서 "특히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조속히 합당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이 위안부 피해자 협상 타결을 발표하자마자 대국민메시지를 통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이루어 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올해 1월 대국민담화에서는 "협상을 100% 만족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도 "위안부 문제는 역대 정부에서 한 번도 제대로 다루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성의를 갖고 최상의 어떤 것을 받아내 제대로 합의가 이뤄지도록 노력한 점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자평했다. 역대 정부가 손도 못대던 것을 박근혜정부가 해결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달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의 사업과 일본 정부의 예산 출연 문제 등에 대한 한일간 협의 결과를 조만간 공식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화해·치유재단은 한일 합의에 따라 출범했으며 당시 합의에서 일본 정부는 10억엔을 출연해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사업에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들과 야당,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재단 설립은 물론이고 한일 합의 자체의 무효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박 대통령의 주문 대로 조속히 하기는 했지만 합당한 해결은 아니었다는 평가인 만큼 갈등의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