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이 대표 등과의 오찬 회동은 예정보다 30분 늘어난 1시간 50분간 진행됐고, 회동 뒤 이 대표에게는 25분간 독대 기회도 주어졌다. 김 전 대표는 선출 다음날인 2014년 7월 15일 지도부와 함께 1시간 20분간 박 대통령과 오찬했고, 5분간의 독대 기회를 얻었다. 박 대통령이 회동과 대표 독대에 할애한 시간 자체가 다르다.
비공개로 돌입하기 전 박 대통령이 행한 모두발언 분량에도 차이가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박 대통령과 이 대표의 당정청 화합론에, 다시 박 대통령의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 답변까지 15분 가량 소요됐다. 반면 2년 전에는 "호흡을 맞춰서 경제회복과 국가혁신을 잘 해달라"는 취지의 박 대통령 발언, 당시 김 대표의 "우리는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는 발언까지 3분 정도에 그쳤다.
이에 대해 "언론에 공개되는 모두발언에서는 당청이 서로 얼마나 친밀한지가 드러난다. '우리가 이만큼 친하다'고 과시할 필요가 있으면 공개발언도 길어지는 법"(여권 관계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내용적 측면에서도 차이가 엿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 대표의 여러 건의사항 가운데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와 관련해 "조만간 방안을 국민에게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즉답을 내놓는 등 힘을 실어줬다. 정부의 '여름철 누진제 대폭 완화' 방침도 신속히 발표됐다.
반면 김 전 대표는 2년 전 회동 1시간 뒤 벌어진 박 대통령의 교육부 장관 지명철회 관련 정보조차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인선에 대한 논란은 당시 국정 최대현안이었다. '청와대와 긴밀히 소통하겠다던 지도부가 밥만 먹고 나왔느냐'는 당내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도부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뢰 수준에서 이같은 차이가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저희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해서 여당은 우리 대통령님이 이끄시는 이 정부가 꼭 성공을 할 수 있도록, 당정청이 완전히 하나가 되고 동지가 돼서 집권세력의 일원으로 책무를 꼭 할 것"이라고 맹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