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신 총괄회장 등 윗선이 관여했는지를 조사한 후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롯데그룹 계열사 고문으로 등재된 신씨가 실제 업무를 하지 않았는데도 매월 급여를 받아간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신씨는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56)씨의 딸이다. 서씨 모녀는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을 넘겨받으면서 거액을 탈세한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현재 롯데그룹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신씨의 직함은 호텔롯데 고문이다. 신씨는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호텔롯데 고문으로 등재돼 있으며, 매월 수천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신씨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도 호텔롯데 고문에 이름을 올린 이때였다.
롯데 측은 "신씨가 일본 도쿄에서 호텔롯데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검찰은 신씨가 급여 명목으로 사실상 돈만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신씨가 호텔롯데 외에도 롯데그룹 계열사 2곳의 고문으로 등재돼 매월 꼬박꼬박 급여를 받아갔지만, 실제로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신 총괄회장의 부인인 서씨가 검찰 수사가 불거지기 전에 롯데그룹 계열사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돈을 받은 적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회삿돈을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관행이 롯데 오너일가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신 이사장은 딸이 대출금을 갚거나 생활비로 쓸 수 있도록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대주주의 전횡을 살펴보고 있는 이번 수사의 특성상 서씨 모녀가 급여 명목으로 돈을 받은 부분도 넓은 의미에서는 수사 대상"이라며 "다만, 우선 순위가 급한 수사들을 먼저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서씨 모녀를 불러 증여세 탈루 혐의를 조사하면서 급여 명목으로 돈을 받아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을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최근 이봉철 롯데그룹 정책본부 부사장 등을 소환해 서씨 모녀에 대한 주식 불법 증여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