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독대한 이정현 힘 받나…"떼 써서라도 대통령 만날 것"

즐겨먹는 냉면 대접 받고, 누진제 개선 선물까지 챙겨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1일 국회 대표실에서 대통령 초청 신임지도부 오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청와대를 방문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전기료 개선 방안 등 선물 꾸러미를 받아 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새 여당 지도부와의 오찬 메뉴로 이 대표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냉면을 대접하며 따뜻하게 환대했다.


특히 오찬이 끝난 뒤 이 대표만 따로 불러 25분가량 독대한 것은 대통령의 힘 실어주기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청와대에 다녀온 뒤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화기애애했던 오찬 분위기와 논의 내용 등을 전했다.

그는 "전기요금에 대한 것, 규제프리존 특별법, 사드(THAAD), 노동개혁, 원격의료, 김영란(청탁금지)법, 등 정치적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시고, 최고위원도 전원 말씀을 하셨다"고 소개했다.

앞서 청와대 회동 모두의 공개 부분에서 이 대표는 누진제 개선을 건의했고, 박 대통령은 "조만간 좋은 방안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강석호 최고위원이 사드 문제를, 정진석 원내대표가 김영란법 개선 방안을 각각 제안했다고 전했다.

강 최고위원이 대통령에게 "(성주 내) 제 3지역 검토를 진행해 주는 것이 좋겠다. 성주군과 지역 대표, 국방부가 논의 중이기 때문에 정치권은 개입을 자제하자"고 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는 성주 방문 계획을 접고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김영란법과 관련해선 정 원내대표가 '시행령 수정' 요청을 박 대통령에게 전했다.

박 대통령은 시행령은 국회 입법의 범위 내에서 정하는 것이라는 원칙론을 펴며 '수정 불가' 방침을 밝혔다. 다만 "해결이 필요한 문제"라며 농축산업 피해 부분에 대한 대안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과 이 대표의 독대는 이날 회동의 하이라이트 격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독대의 결론에 대해 "'자주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더니 대통령이 '알았다'고 기꺼이 답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김무성 전 대표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의 정례 회동을 갖으라는 조언을 받았던 일을 소개한 뒤 "나는 정례 회동으로 양이 안 찬다. 수시로 면담을 신청해서 (박 대통령을) 만나겠다"고도 했다.

특히 이 대표가 "국민과 국가를 위한 상황에서는 전화든 찾아가서 뵙든 떼를 써서라도 자주 그런(대통령과의 소통)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한 부분은 당청 간 '신(新)밀월 시대'를 예고한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회동에 참석했던 한 당직자는 "대통령이 그렇게 길게 말하는 것을 처음 봤다. 기뻐하는 모습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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