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이날 "강 여사가 오전 7시 13분 별세했다"고 밝혔다.
고(故) 아단(雅丹) 강태영 여사는 한화그룹 창업주 김종희 회장의 부인으로 슬하에 김승연 회장과 김호연 빙그레회장, 김영혜 전 제일화재 이사회 의장을 뒀다. 며느리로는 서영민 김미씨, 사위로는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13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충남 공주시 정안면 선영이다.
강태영 여사는 한화그룹 김종희 창업주의 부인이자 김승연 회장의 모친으로 한화그룹의 기틀을 닦는데 평생 헌신해온 조력자로 평가된다.
1927년 평택 태생으로 수원여고 졸업 후 양가 어른들의 소개로 1946년 김종희 창업주와 결혼했다.
강 여사는 1960~70년대 한화그룹 성장기에 외국 유력인사들과 교류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후학양성에도 힘을 쏟아 천안북일고 탄생의 산파역을 하기도 했다.
강 여사는 지난 81년 김 창업주와 사별한 이후에는 생일잔치를 한 적이 없을 정도로 검박한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 젊은 나이에 그룹 경영을 승계하자 "사업능력과 추진력은 아버지보다 뛰어난 것 같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면서,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김 회장을 믿고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강 여사는 김승연 회장 등 자식들에게 삶의 스승이자 존경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특히 독실한 기독교인인 강 여사는 대한성공회, 성가수도회가 추진하는 사회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강 여사는 시조 등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지난 2005년에는 아호를 따서 만든 재단법인 아단문고를 통해 한국 고서적과 근현대 문학자료들을 수집해 학계에 연구자료로 제공했다.
여기에는 이인직의 '혈의 누', 박목월ㆍ조지훈ㆍ박두진의 '청록집', 나운규의 '아리랑', 문예지 '소년'과 '창조', 주시경의 '조선어문법' 등 귀중한 문학자료가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