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강렬한 빨강, 진종오의 특별한 드레스 코드

리우 올림픽에 나선 진종오는 모자와 시계는 물론, 특별제작된 총까지 온통 빨간색으로 치장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모자와 시계, 신발 그리고 총까지 온통 빨간색이다.

2016 리우 올림픽에 나선 진종오(37.KT)는 빨간색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 사격 대표팀이 공통으로 착용하는 경기복인 흰색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제외하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소품을 빨간색으로 통일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진종오의 올림픽 사격 역사상 최초의 3연패를 함께 한 총이다.

스위스 총기회사인 모리니에서 진종오를 위해 2년간 공들여 특별제작한 총은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의 레이싱카의 색상과 디자인을 참고해 제작됐다. 전설의 기운을 전설에 담는다는 특별한 의미가 담겼다.

모리니는 방아쇠, 손잡이 등 총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을 진종오와 상의해 만들었다. 특히 10m 공기권총에는 '진종오 No.1', 50m 권총에는 진종오가 보유한 본선 세계기록을 상징하는 'WR583'을 새겨 넣어 더욱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진종오는 특별 제작한 빨간색 총뿐 아니라 빨간색 모자와 시계, 신발까지 온통 빨간색으로 통일한 복장으로 올림픽 사격 최초의 3관왕을 달성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진종오의 빨간색 사랑은 비단 총에 그치지 않는다.

진종오는 11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슈팅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10m 공기권총에 빨간색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그의 손목에는 빨간색 시계가 걸렸고, 중심 잡기가 수월해 신기 시작한 역도화 역시 강렬한 빨간색이었다.

공교롭게도 결선에서 5위에 머물며 올림픽 2연패가 무산됐던 공기권총 10m에서 진종오는 검은색 모자를 썼다. 하지만 빨간색 모자까지 '드레스 코드'를 맞춘 50m에서는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특별한 빨간색 사랑에 대해 진종오는 "특별히 의미를 두자면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영국 더럼 대학의 연구진은 스포츠 경기 등 육체적인 경쟁에서 빨간색 유니폼이나 장비를 착용하면 승률이 더 높다는 내용의 논문을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특히 대등한 기량의 선수가 싸우는 상황에서 '빨간색 효과'가 빛을 발했다는 것이 이들의 연구 결과였다.

진종오의 선택은 탁월했다. 6.6점의 실수를 극복하고 기적과도 같은 역전 드라마로 올림픽 3연패를 이뤄낸 진종오의 숨은 힘은 빨간색으로 통일한 '드레스 코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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