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지구 반대쪽 브라질에서 열리는 경기일지라도, 국민들의 응원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각 종목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값진 메달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 빛나는 스포츠 정신을 다룬 영화들을 살펴봤다.
◇ 페이스 메이커 : 메달을 목에 걸 수 없는 국가대표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페이스 메이커'는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데 주인공은 올림픽의 강력한 우승 후보 선수가 아니다. 우승 후보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일정 거리만을 뛰는 '페이스 메이커'다. 올림픽의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선수가 영화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영화는 페이스 메이커 선수인 만호가 올림픽 완주에 도전하기까지의 과정을 차곡 차곡 쌓아 나간다. 인공치아까지 끼고 열연한 배우 김명민은 늘 희생하는 삶을 살아 온 만호라는 인물을 섬세한 감정선으로 표현해 낸다.
비록 실화는 아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여타 스포츠 영화들만큼 감동적이라는 평가다. 불우한 만호의 성장배경에 따른 약간의 신파적 감동은 고려할 것.
◇ 킹콩을 들다 : 시골소녀들+전 동메달리스트 역도 선수의 조합
영화 '킹콩을 들다'는 동메달리스트 코치와 시골소녀들의 역도 선수 도전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시골에 있는 여자 중학교. 부상으로 인해 은퇴한 역도 동메달리스트 지봉은 시골 중학교 역도부 코치로 부임하게 된다. 그는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거두기 위해 훈련은 하지 않고 숙식을 제공한다.
경기에 나간 아이들은 망신을 당하게 되고, 본격적으로 역도 선수가 되기 위한 훈련에 돌입한다. 기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역도는 단순한 승리나 우승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인생에 단 한 번 제대로 꿔보는 꿈이다.
이범수의 묵직한 연기가 중심을 잡고, 각기 다른 매력의 여섯 소녀들은 순수한 열정을 아낌없이 발산한다. 실화를 절묘하게 재구성한 스포츠 성장 영화로 손색이 없다.
◇ 독수리 에디 : 유쾌·상쾌·통쾌한 올림픽 도전기
앞선 영화들과 달리 비교적 최근 개봉한 '독수리 에디'는 엉망인 스키 선수 에디가 더 엉망인 코치를 만나 올림픽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역시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국 스키 국가대표 선발에서 떨어진 에디는 뛰어난 능력이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칠전팔기' 정신으로 스키 점프 선수로 전향한다.
반항적인 성격의 천재 스키 점프 선수 브론슨은 그런 에디의 코치를 맡게 되고,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세상의 편견과 비웃음에 맞서 함께 성장해 나간다. '승리'보다는 '참가'에 의의를 둔 에디의 스포츠 정신은 소박해서 더 가치있게 빛난다.
'킹스맨'의 배우 태론 애저튼이 에디 역을 맡았고, '엑스맨' 시리즈로 유명한 휴 잭맨이 브론슨을 연기한다. 훈련 과정 동안, 두 사람이 보여주는 남다른 케미스트리도 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