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올림픽에서 통산 21번째 금메달을 손에 넣은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31·미국)의 피로 회복 비결은 다름 아닌 부항.
등과 어깨에 10여개의 부항 자국을 달고 경기를 치른 펠프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치료를 받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자신을 협찬하고 있는 스포츠용품 광고에서도 훈련 장면 중 하나로 부항 치료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영 TV는 "부항은 혈액순환을 개선해줄 뿐만 아니라 다른 물리적 치료보다 근육 회복 속도가 빠르다"며 "이러한 효과를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해볼 때 부항은 금지약물 '멜도늄'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멜도늄은 러시아의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가 올해초 실시된 도핑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2년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덩달아 유명해진 약물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호주의 맥 호튼(20)과 중국의 쑨양(25) 사이에 불거진 '약물 사기꾼' 논쟁에 이어, 이번에는 부항이 수영계의 논쟁거리로 떠오른 셈이다.
앞서 펠프스는 "도핑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선수와 같은 풀에서 경기하고 싶지 않다"며 호튼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로선 펠프스의 부항 치료는 IOC 규정을 어기지 않은 합법적 치료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미국을 향해 딴지를 건 배경에는 최근 도핑을 놓고 빚어진 미국과 러시아의 신경전이 자리잡고 있다.
이날 여자 평영 100m에서 우승한 미국의 릴리 킹은 준결승 후 러시아의 율리야 에피모바를 겨냥해 "율리야는 도핑 괴물이다. 나는 (몸이) 깨끗한 상태로 리우에 왔다"라며 "(에피모바는) 약물을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나는 (에피모바의) 팬이 아니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러시아 정부가 소변샘플 바꿔치기 수법으로 자국 선수들의 도핑테스트를 통과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우여곡절 끝에 리우 올림픽엔 출전했지만, 결국 리우 패럴림픽에서는 퇴출됐다.